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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인질들의 처절한 생존기…"고문에 심리전까지 당해"

이스라엘 인질들의 처절한 생존기…"고문에 심리전까지 당해"
▲ 석방된 인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뒤 737일 만에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 20명이 그동안 겪었던 고통이 이들의 증언을 통해 세상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이들 중 일부는 고문과 학대, 생명의 위협에 직면했다며 이스라엘 군인 마탄 앙그레스트(22)의 사례가 가장 잔혹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의 어머니 아나트가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에 전한 바에 따르면 마탄은 첫 몇 달 동안 극심한 고문을 당했습니다.

아나트는 "아들이 너무 심하게 맞아서 의식을 잃자 그들은 아들을 검은 자루로 덮고 끌고 갔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4개월 동안에는 특별 감시 속에 작고 어두운 지하 터널 속에 홀로 갇혀 지냈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터널 벽이 무너져 내려 하마터면 생명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가혹한 고문과 극도의 고립 외에도 마탄의 포로 생활은 심리전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마스 대원들은 그에게 '이스라엘이 너희를 버렸다', '우리는 다음 10·7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등의 허위 정보를 퍼뜨렸습니다.

2023년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침공한 날짜가 바로 10월 7일입니다.

마탄을 심리적으로 무너뜨리기 위해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그의 외조부모가 사망했다는 거짓말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탄은 외조부모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아들에게 이 사실은 살아야 할 이유가 됐다고 아나트는 전했습니다.

아나트는 아들이 자신을 포로로 붙잡은 "괴물들"에게 굴복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일부 인질들은 하마스 대원들과 카드 게임을 하고 그들을 위해 요리까지 하는 등 '인간적인' 관계를 맺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장기간의 강압,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에 따라 지난 13일 인질 석방과 맞바꾸어 팔레스타인 수감자 1천900여 명을 석방했습니다.

석방된 이들 중 일부는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비인간적인 처우가 이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학대당하고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팔레스타인수감자협회는 "가자지구 출신 수감자 중 다수가 신체적, 정신적 고문의 흔적을 뚜렷하게 보였고 석방 직전까지도 학대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의 구금 정책은 자국에 대한 안보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이스라엘 교도소는 차세대 팔레스타인 무장 지도자들의 '양성소'로 전락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습니다.

하마스를 비롯해 파타,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ELP),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등 팔레스타인 내 무장단체들의 조직원들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조직 간의 협력 체계를 다지는 장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마스의 창시자인 셰이크 아흐마드 야신이나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기획하고 지휘한 야히야 신와르 같은 인물들이 이스라엘 하다림 교도소 출신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FT는 하다림 교도소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겐 '하다림 대학교'로 통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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