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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대통령 "생명 지키려 안전한 곳으로 피신"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생명 지키려 안전한 곳으로 피신"
▲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2주 넘게 청년층 시위가 이어지는 마다가스카르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밝혔습니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으로 중계한 대국민 연설에서 구체적인 장소를 밝히지 않은 채 이같이 전하며 "그럼에도 나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직 헌법에 따라서만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날 연설이 생방송인지 녹화방송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실은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현 정국과 관련해 이날 오후 7시 대국민 연설을 한다고 예고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실은 "군대가 국영 미디어를 장악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연설이 1시간30분 지연됐다고 밝힌 데 이어, 또다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오후 9시30분으로 연설 시간을 두 차례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지난달 25일 수도 안타나나리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 주도로 잦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내각 전체를 해임하고 국가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약속하며 수습에 나섰으나 청년층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전국적 반정부 시위로 격화했습니다.

유엔은 지난달 25∼26일 경찰이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22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 다쳤다고 밝혔으나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이를 반박하며 지난주 "확인된 사망자는 12명으로 모두 약탈자와 파괴자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급기야 최대 규모로 이뤄진 지난 11일 시위에서 수도 안타나나리보 외곽 소아니에라나 지역의 육군 행정·기술 장교로 구성된 캡사트(CAPSAT) 부대가 "발포 명령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며 시위대에 합류했습니다.

이에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이튿날인 지난 12일 불법 '쿠데타'(군사정변) 시도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캡사트 부대 장교들은 같은 날 쿠데타 주장을 부인하면서도 "이제부터 육군과 공군, 해군을 포함한 마다가스카르 군대의 모든 명령은 캡사트 본부에서 발령될 것"이라며 군부를 장악했다고 밝혔습니다.

캡사트 부대는 2009년 당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라조엘리나 현 대통령을 지지해 정권 교체를 도운 군부대입니다.

당시 마르크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과도 정부 수반으로 취임한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2013년 대선에 불출마했으나 2018년 선거 때 대통령에 당선돼 복귀했고, 2023년 재선에도 성공했습니다.

캡사트 부대마저 라조엘리나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데 이어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직접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밝히면서 이미 해외로 도피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AP통신은 앞서 한 야당 의원을 인용해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군인들이 등을 돌린 후 나라를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프랑스 공영 라디오 RFI도 군 소식통을 인용해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지난 12일 프랑스 군용기 편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해외 도피가 확인되면 네팔에 이어 최근 전 세계에서 Z세대 시위가 정부를 무너뜨린 두 번째 사례가 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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