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에 고문을 당해 숨진 한국인 대학생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이 학생이 숨지기 전에 인신매매까지 당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피해 학생과 같이 감금돼 있던 또 다른 피해자는 저희 취재진에게 "숨진 대학생이 한 범죄 조직에서 잔혹하게 폭행당한 뒤 다른 조직으로 넘겨졌고, 그 일주일 뒤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오늘(12일) 첫 소식, 최승훈 기자의 단독입니다.
<기자>
고문으로 숨진 뒤 두 달째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20대 대학생 A 씨.
40대 한국인 남성 B 씨는 지난 7월 31일 인신매매로 끌려온 A 씨를 만났다고, SBS 취재진에게 증언했습니다.
A 씨가 숨지기 일주일 전쯤으로, 두 사람이 만난 곳은 중국계 범죄 조직이 장악한 보코산 범죄단지인 '웬치'였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보통 한국 사람 1만 달러에서 1만 2천 달러(에 거래되는데) 그 친구를(A 씨를) 프놈펜에서 3천 달러인가 2천 달러에 데려왔거든요.]
지난 3월 일자리를 구하러 캄보디아 프놈펜에 갔다가 범죄 조직에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감금된 상태였던 B 씨는, A 씨가 인신매매로 팔려 왔을 때부터 매우 위중한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온몸이 목에서부터 종아리까지 전부 다 피멍이 들어 있는 상태였어요. 무릎에 살이 벌어져서 거기 뼈가 드러나 있는….]
A 씨가 자신에게 "일주일 동안 수갑에 묶인 채 전기나 몽둥이로 고문을 당했다"며 "살려달라, 집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온몸이 그냥 보라색이었다고 보시면 돼요. 얼굴이 아주 심한 노란색이었어요. 황달 증세가 심했어요.]
A 씨가 "숨을 못 쉬겠다, 밥이나 물도 못 삼키겠다"며 병원 진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일주일 뒤인 8월 7일 밤 11시쯤에는 A 씨가 위독한 상태였다고 B 씨는 전했습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어느 순간 말을 못하고 쇼크가 와서 픽업트럭에 태웠을 때는 벌써 눈이 뒤집혀 있었고. 그다음에 온몸에 힘이 빠져 있는 상태였어요.]
이후 A 씨를 차에 태운 중국인 조직원 2명은 검문소를 지나려다 현지 경찰에 검거됐고, 이어 또 다른 조직원 1명도 근거지에서 체포됐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SBS에, A 씨의 인신매매 정황에 대해 "캄보디아를 직접 방문해 현지 경찰과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방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