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시바, 보수파 반대 속 전후80년 메시지 발표…"역사인식 계승"

이시바, 보수파 반대 속 전후80년 메시지 발표…"역사인식 계승"
▲ 이시바 일본 총리

이시바 일본 총리가 전후 80년을 맞아 개인 명의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오늘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전후 80년 소감'에서 "전후 50년, 60년, 70년 총리 담화를 바탕으로 역사 인식은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제2차 세계) 대전(大戰)의 반성과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길 것을 맹세했다"고 언급하기는 했으나, 기존 담화에 나오는 표현인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거듭해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울러 메시지에는 한국과 중국 등 인접 국가에 대한 언급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반성이라든가 사죄라든가 그런 기분을 포함해서 이것(기존 담화)을 계승한 것"이라며 새로운 내용을 추가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집권 자민당 보수파는 2015년 '아베 담화'로 역사 문제에 대한 마침표를 찍었으며, 추가 담화나 메시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이시바 총리를 압박해 왔습니다.

특히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자민당 신임 총재는 지난달 25일 "(아베 전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는 실로 미래 지향적이고 최고였다"며 "그 이상 메시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메시지에서 당시 일본 정부가 전쟁을 막지 못한 이유를 일본제국 헌법, 정부, 의회, 미디어, 정보 수집·분석 등 5가지 주제로 나눠 분석하는 데 대부분을 할애했습니다.

그는 전쟁 이전 헌법에 정치와 군사를 적절히 통합하는 체제가 없어 정치 지도자가 군대를 통제하는 '문민통제'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굴하지 않고 대세에 휩쓸리지 않는 정치가의 긍지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보다 정신적·정서적 판단이 중시돼 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그르치는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습니다.

앞서 일본 총리들은 전후 50년인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패전일인 8월 15일쯤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전후 50년 담화, 고이즈미 전 총리는 전후 60년 담화에서 각각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전후 70년 담화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 왔다"며 '과거형'으로 사죄하고 후대 아이들에게 사죄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메시지는 각의를 거친 기존 담화와 달리 총리 개인 입장이 담겼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딥빽X온더스팟
SBS 연예뉴스 가십보단 팩트를, 재미있지만 품격있게!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연합뉴스 - 국내최고 콘텐츠판매 플랫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