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맨체스터 지역의 히튼 파크 회당 근처에서 유대인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영국 경찰이 맨체스터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에서 흉기 테러를 벌여 2명을 숨지게 한 남성이 35세의 시리아계 영국 시민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현지시간 2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맨체스터 경찰은 회당 테러 용의자로 지하드 알샤미를 지목하고 "시리아계 영국 시민"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알샤미는 어린 나이에 영국에 입국했으며, 미성년자 시절인 2006년에 영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영국 내무부는 설명했습니다.
테러범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잉글랜드 북부 맨체스터 지역의 히튼 파크 회당 앞에서 차를 몰고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고, 차에서 내려서는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이 사건으로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신고를 받은지 7분만에 현장에서 용의자 알샤미를 사살했습니다.
테러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알샤미가 정부의 테러 예방 프로그램인 '프리벤트'(Prevent)에 등록된 적이 없는 인물이라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30대 남성 2명과 60대 여성 1명을 테러 관련자로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테러 사주, 준비, 착수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유대교 최대 명절인 욤키푸르(속죄일)에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히튼 파크 회당에서는 많은 신자가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회당의 랍비와 경비원들은 범인의 회당 침입을 저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소식을 듣고 덴마크 방문 중에 급거 귀국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들을 '영웅'이라 부르면서 "더 큰 비극을 막았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사의를 표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에서 반유대주의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영국 정보기관들은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영국 내 테러 가능성을 걱정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간 더타임스는 "공격 대상이 유대력에서 가장 거룩한 날인 욤키푸르에 회당에 모인 예배자들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격자가 2천마일 이상 떨어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사건들에 의해 급진화된 이슬람주의자일 수 있다는 의심이 곧바로 제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번 공격은 가자 분쟁이 영국 거리에서 테러 살인 형태로 표출된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는 2017년 영국에서 발생한 5건의 이슬람 테러 공격 이후 가장 중대한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유럽 랍비회의 회장인 핀커스 골드슈미트는 전 세계 정부를 향해 "살인적인 이념을 근절하기 위한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