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0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청소년들이 교육 및 의료 개혁을 촉구하는 반부패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Z세대 주도 반정부 시위가 세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모로코에서도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면서 격화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시간 30일, 정부에 향상된 교육·의료 서비스를 요구하는 모로코의 청년 시위대가 여러 도시에서 경찰과 충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Z세대 212'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서 느슨하게 규합된 청년단체들은 지난 27일부터 나흘째 수도 라바트와 남부, 동부 도시 등에서 정부의 예산 지출 행태를 비판하면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국민들은 부패의 종식을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청년들은 정부가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동 개최와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유치에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것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보도와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수도에서 560킬로미터 떨어진 아이트 아미라에서는 시위대가 정부 차량을 전복하고 은행을 불태웠고, 남부 도시 인제가네에서는 가면을 쓴 시위대가 물대포를 쏜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수도 인근 테마라에서는 수백 명의 젊은 시위대가 집회를 해산하려 나선 보안군을 향해 돌을 던졌습니다.
차량이 불에 타고 시위대가 대형 슈퍼마켓으로 돌진하는 모습 등을 담은 영상도 인터넷에 유포됐습니다.
모로코 국영통신 MAP은 동부 도시 우즈다에서 한 청년이 보안군 차에 치여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모로코인권협회는 시위에 참여한 청년 37명이 조사를 받는 와중에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전했고, 검찰은 이틀 전 카사블랑카 고속도로를 봉쇄한 시위자 24명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부는 성명에서 '제도적인 틀과 공공의 장'에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청년들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득권 부패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반발하는 Z세대의 반정부 시위는 동남아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전 세계로 확산 중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