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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 우려 큰데…트럼프 정부, 이란인 100여 명 본국 강제 송환

박해 우려 큰데…트럼프 정부, 이란인 100여 명 본국 강제 송환
▲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 행정부가 미국 내 이란인 100여 명을 비행기에 태워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가 현지시간 30일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협상에 관여한 이란 관리 2명을 인용해 전세기 항공편이 29일 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출발해 30일쯤 카타르를 경유해 이란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관리도 이 수송 계획이 최종 단계라고 뉴욕타임스에 확인했습니다.

이란 외무부도 미국에서 추방되는 자국민 120명이 며칠 안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 외무부 당국자는 "미국은 첫 단계로 불법 입국한 이란인 120명을 추방하기로 결정했으며, 대부분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들어온 이들"이라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전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새로운 반이민 정책에 따라 불법 입국한 이란인 약 400명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송환 대상에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포함됐으며 이들 중 부부도 있습니다.

수개월간의 구금 끝에 자발적으로 미국을 떠나기를 선택한 사람들도 있으나, 일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들 대부분 미국으로부터 망명 신청을 거부당했거나 심리를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이번에 본국으로 송환되는 이란인들의 신원과 이들이 미국 이민을 시도한 사유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정치·종교적 박해를 두려워하며 미국 남부 국경을 넘어 불법 입국하는 이란인 수가 증가한 터라 본국으로 송환되는 이들이 당국의 탄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는 여성 인권 운동가, 정치적 반체제 인사, 언론인, 변호사, 소수 종교인, 성소수자 등을 탄압해 왔습니다.

이번 추방은 트럼프 행정부가 송환 대상국의 인권 상황과 무관하게 이민자를 송환하겠다는 방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조치라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이란처럼 정식으로 수교하지 않았거나 여행 서류를 신속히 확보하기 어려운 나라로 이민자를 송환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이 때문에 이민자를 장기 구금하거나 미국 내에서 석방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이란인 20여 명을 민항기를 통해 이란으로 돌려보냈는데, 이는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였습니다.

미국은 올해 초에는 기독교로 개종해 본국에서 박해받을 위험이 있는 이란인들을 코스타리카와 파나마로 추방했습니다.

이번 송환은 몇 달간의 논의 끝에 이뤄졌으며 미국과 이란 정부 사이에 이뤄진 드문 협력의 사례라고 이란 관리들은 설명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이란 외무부가 송환을 조율하고 있으며 귀국자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다"며 "다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실망하거나 심지어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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