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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북, 미국 본토 타격 가능 3대 국가…냉정하게 인정해야"

정동영 "북, 미국 본토 타격 가능 3대 국가…냉정하게 인정해야"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3대 국가의 하나가 돼버렸다"며 "냉정하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독일을 방문 중인 정동영 장관은 베를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스스로 전략국가라고 말하는데 전략적 위치가 달라졌다"면서, 북한은 "7년 전 위치와는 다르다"며 "일단 그 현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이 언급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3대 국가'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ICBM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검증되지 않아,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갖췄다고 인정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한 경각심 환기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동당 창건 80년 메시지의 거의 절반 가까이가 대미, 대남 메시지"라며 "그걸로 미뤄보면 북미 양쪽 지도자 모두 지금 서로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정 장관은 그러나 "북미관계를 통해 안보 대 안보를 교환한다면, 미국은 지원하거나 돈을 낼 생각이 전혀 없지 않나"라면서,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이 진정이라면 남북협력 밖에는 길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장관은 북한이 "인민의 허리띠를 더 이상 졸라매지 않겠다는 전략적 지위에는 올라섰지만, 인민 생활 향상까지는 못 이뤘기 때문에 대남 수요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접점을 만드는 게 평화 공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평화적 두 국가론'이 헌법과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정 장관은 '데팍토' 즉 사실상의 국가와 '데주레' 즉 법적인 국가 승인, "그건 공리공담"이라며 "그렇게 해서 교류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장관은 "북쪽에서 '적대적 두 국가, 교전 중인 두 국가' 이렇게 말해 대비돼서 그런 것"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가 되자마자 내건 다섯 자 구호 '북한은 주적', 여기서부터 시작했다"면서 "그전에는 북한이 '주적은 미국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라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장관은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공든 탑을 쌓기 위해 땀 흘리며 애쓰는데 보수정권만 들어섰다 하면 허문다"고 비난했습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서독 마지막 총리이자 통일 독일 첫 총리를 지낸 헬무트 콜은 이전 정부의 동방정책을 비판하면서도 교류협력은 중단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남북 교류협력이 완전히 중단된 현재 상황을 독일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게 바로 민주주의의 성숙도 차이다" "계엄이 성공해서 민주주의가 파괴됐으면 남북관계는 절단"이라고 윤석열 정부를 거듭 비난했습니다.

정 장관은 또 이른바 '평양 무인기 투입 의혹'과 관련해 'V(대통령) 지시가 있었다'는 드론작전사령부 내부자 진술을 언급하면서 "만일 그때 국지적 무력충돌이 일어났으면 꼼짝없이 계엄의 명분이 된다. 나락으로 떨어질 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장관은 2025 국제한반도포럼과 독일 통일기념일 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독일과 벨기에를 방문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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