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송구…화재 대비책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와 관련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에서 "이번 화재 때문에 국민께서 큰 불편과 불안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높은 시민의식을 발휘해 차분하게 정부 대응에 힘을 모아주고 계신 데 대해서도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추석을 앞두고 우편·택배·금융 이용이 많아지는 만큼 관계 부처에서는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재가동에 총력을 기울여달라"며 "특히 취약계층 지원, 여권 발급 등 중요 민생 시스템은 밤을 새워서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복원하길 바란다"고 지시했습니다.

이어 "정부의 대처와 복구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처 방안을 만들어 국민에게 적극 안내하고, 민간과 협력도 촘촘히 구축하라"며 "전산 시스템의 문제로 납세·계약 등 행정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국민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놀라운 건 2023년에도 대규모 전산망 장애로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번 화재도 양상이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2년이 지나도록 핵심 국가 전산망 보호를 게을리해 막심한 장애를 초래한 것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중요한 기간망은 외부적 요인으로 훼손될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는 2중 운영 체계를 당연히 유지해야 하는데 그 시스템 자체가 없었다는 게 놀랍다"며 "3시간 안에 복구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는데, 3시간은커녕 이틀이 되도록 복구가 안 되지 않느냐"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연히 2중 운영 체계가 필요한데 왜 지금까지 준비하지 않았는지, 이 문제도 정확히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이것을 보면서 드는 느낌이 그렇다. 당연히 알았을 것 같다"며 "유사한 사건이 민간에서 이미 있었고, 그에 대해 정부 측에서 대책을 지시했을 텐데, 당연히 정부 전산망에도 그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기에 비용을 들여서라도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이 예측 가능한 일이 벌어졌고, 대비책은 없었다. 대비책이 작동 안 한 게 아니라 아예 없었다"며 "이게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화재가 국가 행정망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화위복 계기가 되도록 중장기 방안 조속히 마련해야겠다"며 "이런 보안·안전 문제에 관해 원점에서부터 기초부터 철저히 점검해서 혹여나 문제가 있는지 조사해 달라"고도 지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