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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실 한때 '160도'…초기 진화 발목잡은 요소들

<앵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불은 공교롭게도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배터리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 도중 발생했습니다. 불이 난 전산실 안에 소화 장비가 있었지만, 조기 진화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사태가 왜 이렇게나 커졌는지 신정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어제(26일)저녁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는 전기설비를 지하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버와 전기설비가 같은 층에 있으면 불이 날 우려가 있어 4차례에 걸쳐 설비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세 번째 작업 날이던 어제, 전산실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에 있던 리튬이온 배터리가 갑자기 폭발했습니다.

[이재용/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 : 두 번은 별문제 없이 끝났는데 이번에 사고가 난 거라서.]

배터리 열폭주 현상으로 전산실 온도가 한때 160도까지 치솟았고, 밤샘 진화 작업 끝에 소방이 큰 불길을 잡을 때까지 10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이중벽 구조에 비좁은 전산실 공간, 그리고 추가 폭발 위험성 때문에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탓입니다.

전산실은 1.2m 통로를 사이에 두고 서버가 촘촘히 적재돼 있었고 내부엔 할로겐 소화설비가 있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를 잡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김기선/대전 유성소방서장 : 전산실이나 컴퓨터실 등 일반 물로 인해 피해가 있을 전문적 시설에 할로겐 소화설비를 설치합니다. 그런데 리튬이온 배터리는 할로겐 소화설비에 적용성이 많다고 볼 수 없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오랫동안 많은 물을 뿌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서버 내 국가 데이터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소방은 적은 양의 물을 뿌리며 열기를 식히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유리창을 깨뜨리며 열과 연기가 빠질 구멍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화재 예방 작업을 진행하다 진짜 불이 나버린 상황이었는데, 이번 불로 국가 핵심 전산망 내부 시설이 화재에 매우 취약했다는 점이 확인된 셈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조창현, 영상편집 : 최진화, 디자인 : 이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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