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우버, 에어비앤비, 샤오미, 디디글로벌...우리에게도 낯익은 미국과 중국의 대기업들이지만, 10년 전만 해도 들어본 사람이 많지 않았을 이름들입니다.
최근 10년간 미국과 중국에서 이렇게 다양한 기업들이 급성장해 첨단 산업의 지형도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방식의 이모저모를 바꿀 동안, 한국의 기업들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대한상공회의소가 미국의 경제지인 포브스의 통계를 분석해서, 글로벌 2천대 기업 가운데 한국과 미국, 중국 기업들의 최근 10년간 성장세를 비교해 봤습니다.
세계 2천대 기업에 속한 미국 기업은 2015년 575개에서 612개로 늘어났고, 중국 기업은 같은 기간 180개에서 275개로 증가해 무려 52.7% 급증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2천대 기업이 66개에서 62개로 6.1%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세계 빅2로 올라선 중국 뿐 아니라 최강대국인 미국도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글로벌 2천대 기업의 숫자가 줄어들며 세계 기업 생태계 속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단 겁니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글로벌 2천대 기업 중 한국 기업 합산 매출액은 10년간 1조 5천억 달러에서 1조 7천억 달러로 15%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미국은 19조 5천억 달러로 63%, 중국은 7조 8천억 달러로 무려 95% 증가했습니다.
한국 기업과 비교했을 때 중국 기업의 성장 속도는 6.3배가 넘고, 미국 기업의 성장 속도도 4.2배에 달한다는 게 대한상의의 분석입니다.
AI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선 혁신 대기업이 계속 등장하면서, 이른바 'AI 반도체'를 독점하다시피 한 엔비디아가 10년 동안 무려 매출이 2천 787% 늘어날 정도로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고, 테슬라, 우버, 에어비앤비, 도어대시 같은 기업들이 신규로 2천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중국 역시 알리바바, BYD 같은 기업들이 10년새 천% 넘는 매출 성장세를 일궈냈고, 샤오미, 파워차이나, 디디글로벌 같은 신흥 강자들이 진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SK하이닉스가 215%의 매출 성장세를 올렸지만, 첨단 기술 기업들의 신규 진입은 크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10년 새 새롭게 2천대 기업에 포함된 곳들은 주로 삼성증권, 카카오뱅크 같은 금융사들이었습니다.
대한상의는 "기업이 성장할 수록 지원은 줄고 규제는 늘어나는 역진적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며, "미국이나 중국처럼 다양한 업종에서 무서운 신인 기업들이 빠르게 배출되도록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제안했습니다.
(취재: 권애리, 영상편집: 윤태호,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