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마을버스회사들이 늘어난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내년부터 환승제도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들이 탈퇴하면 이용객들의 부담이 커지는데 양측의 협상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윤나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하철역 바로 옆 버스 정거장,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모두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윤보애/마을버스 승객 : 전철 타고 버스 타고 환승이 되니까 마을버스를 많이 이용하죠.]
버스에 올라타자 곧바로 만석이 됩니다.
[윤보애/마을버스 승객 : (집까지) 언덕길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마을버스 타고 가면 좀 편리하죠.]
서울 강서구의 마을버스 정거장인 봉제산 정상입니다.
마을버스들은 이렇게 일반 시내버스가 다니기 어려운 고지대나 좁은 골목길로 다녀서 이용객들이 많은데요.
지난해 기준 1일 이용객이 84만 명에 이릅니다.
서울시와 마을버스회사들의 갈등이 커지면서 내년부터 승객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마을버스 조합 소속 140개 회사가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대중교통 환승제도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2004년 환승제도 도입 이후 요금 수입이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누적 손실액이 5천800억여 원에 달해 서울시가 지원금 규모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을버스 회사 대표 : (코로나 이후에) 승객 수가 거의 한 20% 줄었는데, 부속품과 유류대, 최저임금 인상으로 지출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이들 회사가 환승제도에서 탈퇴하면 승객들은 환승 시 할인요금을 적용받지 못하고 마을버스 요금을 모두 내야 합니다.
승객입장에서는 마을버스 기본요금 1천200원에 지하철 기본요금 1천550원까지 총 2천750원을 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윤보애/마을버스 승객 : 두 배로 돈을 내야 한다면 저는 좀 힘들어도 걸어갈 것 같아요.]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 5년간 마을버스 회사에 지원한 액수가 2천153억 원에 이른다며 회사들이 먼저 경영 효율화에 나서야 한다고 맞받았습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서민이 다수인 마을버스 이용객들의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