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G넥스원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하지만 진검승부는 따로 있습니다. 이번 정부 임기 안에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민영화입니다. 한화와 LIG넥스원 공히 KAI 인수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수에 성공한 업체는 국내 개별 사업 독식 이상의 과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상하게도 국내 사업에서 연일 개선가를 부르는 LIG넥스원이 KAI 인수전 앞에서는 비겁한 모습입니다. "한화만 아니면 된다"라며 반(反) 한화 네거티브 전술에 매달려 인수 예선전의 물을 흐리고 있습니다. 약자의 네거티브로 K-방산 최대 게임에서 최소한의 실속이나마 챙길지 의문입니다.
LIG넥스원의 공중전 3연승, 해전 3연승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은 지난 4월 블랙호크(UH/HH-60) 기동헬기 성능개량 사업도 따냈습니다. 패자는 역시 한화시스템-KAI 컨소시엄입니다. 수리온, 미르온 등 헬기를 개발해 양산하는 KAI가 헬기 성능개량 사업에서 밀린 터라 이변으로 통했습니다.
승자독식이 아니라서 타격은 덜하지만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연합군은 지대공 요격 체계 천궁-Ⅲ의 총괄 개발 사업자 선정에서도 LIG넥스원에 밀렸습니다. 지난 7월의 결정입니다. 여기까지가 LIG넥스원의 공중전 3연승이자, 한화시스템의 3연패입니다.
다음은 해전입니다. 지난 7월 HD현대중공업-LIG넥스원 컨소시엄은 214급 잠수함 성능개량 사업에서 이겼습니다. 한화오션-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의 패배입니다. 정찰용 무인 수상정과 전투용 무인 수상정 연구개발 사업도 각각 작년 9월과 지난 8월 LIG넥스원-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한화시스템-한화오션 컨소시엄을 제쳤습니다. LIG넥스원의 해전 3연승이자, 한화시스템의 3연패입니다. 방진회의 한 임원은 “K-방산 역사의 일대 사건”이라며 “선택과 집중, 사업관리 등에서 차이가 났다”고 짚었습니다.
최종 승부, KAI 인수전은?

LIG넥스원의 고위직들은 외부에 "한화만 아니면 어디든 KAI를 인수해도 상관없다", "한화의 독점을 막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남 못 되기만 바라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전술입니다. 국내 사업 싹쓸이의 LIG넥스원에서 KAI 인수의 화려한 청사진이 아니라, 네거티브가 나오다니 참 어색합니다.
또 LIG넥스원의 한 고위직은 "한화가 아닌 기업의 KAI 인수에 도움이 되도록 KAI 차기 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LIG넥스원을 위해 일할 특수관계인을 KAI 사장에 앉히기 위해 LIG넥스원이 정부에 이상한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KAI 차기 사장 인선의 기준은 오로지 KAI 정상화, K-항공우주산업의 발전이 돼야 합니다. 반 한화, 친 LIG넥스원은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LIG넥스원은 방산 1위 한화를 맹렬히 쫓는 추격자입니다. 실력과 저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약자, 패자, 비겁자의 수단인 네거티브, 뒷작업에 전념하는 것 같습니다. 한화는 보나마나 연패에서 와신상담한 뒤 '한국판 록히드마틴'의 탄탄한 청사진을 추구하며 KAI 인수전에 나설 것입니다. LIG넥스원의 공중전 3연승, 해전 3연승은 한여름밤의 꿈이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