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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서 트랜스젠더 여성 3명 총 맞아 피살…증오범죄 가능성

파키스탄서 트랜스젠더 여성 3명 총 맞아 피살…증오범죄 가능성
▲ 트랜스젠더 여성 시신을 구급차에 옮겨싣는 구조대원들

파키스탄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3명이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시 경찰은 전날 자정 직후 카라치의 메몬 고트 구역 고속도로변에서 사살된 트랜스젠더 여성 3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들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는 중이라며 범행 동기에 대한 판단은 아직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트랜스젠더가 오래전부터 공격 대상이 돼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트랜스젠더 여성을 혐오하는 이들의 증오 범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파키스탄에서는 트랜스젠더를 상대로 한 폭력 사건이 워낙 드물게 보도돼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국제앰네스티와 같은 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 내에서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한 폭력이 우려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합니다.

특히 파키스탄에선 수년 전부터 온라인상에서 트랜스젠더들의 법적 권리와 안전을 위협하는 조직적인 혐오 메시지와 활동이 횡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랜스젠더 권익옹호 활동가이자 정부 임명 지역상담가인 샤자디 라이는 AFP에 "증오 발언과 활동이 너무 공개적으로 진행돼 이번과 같은 사건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라이는 이어 "국가와 경찰이 우리 편이지만 (트랜스젠더) 살인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 사회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은 2018년 트랜스젠더 보호법을 제정, 다른 국가들로부터 진보적 조치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이 법에 따라 트랜스젠더는 권리를 보장받고 성 정체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종교단체들이 해당 법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고 가족제도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반발, 법 제정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핵심 조항들이 이슬람 법정에 의해 파기됐습니다.

무슬림 다수국 파키스탄에는 약 50만 명의 트랜스젠더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2023년 의학저널 랜싯 보도에 따르면 이들의 90%가 물리적 공격에 직면해 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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