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대미 관세 충격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 우리 기업들의 대미 관세 부담이 반년 만에 50배 가까이 뛰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났단 집계가 나왔습니다.
채희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대미 수출 규모는 1년 전보다 12%나 감소하면서 87억 4천만 달러 수준에 그쳤습니다.
관세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게 수출 기업들의 하소연입니다.
[대미 수출 기업 직원 : (관세가) 실로 많이 체감이 되고 있죠. 중국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마진으로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까지 겹친다는 건 사실 기업이 없어진다고 보는 게 맞아요.]
우리 수출품에 부과된 대미 관세는 지난 2분기 33억 달러로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 중에서 여섯번째로 많았습니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한미 FTA로 인해 대미 관세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2분기 들어 지난해 4분기의 47배가 넘는, 우리 돈 4조 6천억 원 상당의 관세를 부담했습니다.
관세 증가율은 10개국 중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우리는 자동차나 철강처럼, 미국 정부가 고율의 '품목 관세'를 따로 매기는 수출품들의 비중이 큽니다.
이렇다 보니 미국으로의 전체 수출액 대비 관세 규모를 뜻하는 실효 관세율이 10%에 달해, 중국, 일본에 이어 3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수출 규모에 비해 한국이 떠안게 된 관세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입니다.
[장상식 실장/무역협회 동향분석실 : (기업이) 최대한 수출 가격을 낮추면 관세액도 좀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가 수출 다변화를 지원한다든지 아니면 긴급 경영지원 자금을 지원한다든지 (대책이 필요합니다.)]
최선의 대미 협상 결과를 끌어내려는 노력과 함께,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가진 수출품의 비중을 높이고, 수출선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디자인 : 홍수월·조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