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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한화 계열사 압수수색…'기술 탈취' 의혹 수사

<앵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기술 탈취 분쟁에 대해 저희가 지난주부터 연속 보도해 드렸는데요. 한화의 계열사가 벤처기업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최근 한화 계열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탐사보도부 박수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찰이 압수수색을 한 곳은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화 계열사 사무실과 협력 업체 3곳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말 충남에 있는 한 벤처기업으로부터 한화 계열사가 자신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고소를 접수하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왔습니다.

[압수수색 대상 협력업체 : 경찰들이 기술 관련 자료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컴퓨터 압수수색 한다고 그래서…]

한화의 한 계열사는 4년 전 회사 설립을 준비하면서, '방열 제품'을 만드는 한 벤처기업에게 인수 합병을 제안했습니다.

넉 달간 실사를 벌였지만 인수는 무산됐고 한화는 이후 6개월 뒤 새 계열사를 설립하고 1년 반 뒤엔 방열 제품 양산에 성공했습니다.

벤처기업은 한화 측이 실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신들의 기술자료와 영업비밀을 제품 개발에 이용했다고 주장합니다.

[문영갑/벤처기업(CGI) 부사장 : 4년이 걸리는 일을 (한화는) 1년 만에 했기 때문에 그러면 그 실력이 어디서 온 거냐]

경찰은 당시 이 벤처기업에 인수를 제안한 대표 A 씨와 임원 B 씨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벤처기업이 2017년부터 4년간 삼성전자와 제품 샘플을 개발할 당시 삼성전자 담당 부서의 책임자와 실무자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영수/벤처기업(CGI) 대표이사 : 저희 회사를 사고 싶다, 자기가 한화에 가면 이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저희 기술에 대해 제일 많이 아는 사람이고요.]

이에 대해 한화 측은 인수를 제안하고 실사를 진행한 건 맞지만, 벤처기업의 양산 능력이 부족하고 가격에 대한 의견 차이로 무산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확보한 자료는 모두 폐기했으며, 전문 인력 확보와 연구를 통해 빠르게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방열 제품 자체는 이미 논문 등을 통해 공개된 기술이라 벤처 기업이 독자성을 주장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화 측은 제3의 기관을 선정해 기술 검증을 하자고 벤처 기업에 제안했지만, 벤처 기업 측은 이미 제품이 업그레이드된 현 상태에서 비교하는 건 의미 없다며, 최초 설계도와 한화의 생산 공정을 직접 봐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현재 포렌식 중인데, 증거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화 측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박소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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