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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도 주차장도 '텅'…"손도 못 씻어" 직격탄

<앵커>

가뭄에 시달렸던 강원도 강릉 지역은 상수원의 저수율이 30%까지 회복되면서, 거의 한 달 만에 제한 급수가 해제됐습니다. 내일(20일)부터 도암댐 방류도 시작돼 일단 극한의 상황은 벗어나는 분위기지만, 그동안 관광객과 손님이 뚝 끊긴 자영업자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추석 연휴 대목을 앞두고 시름만 쌓여가는 강릉 상인들을 김진우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강릉 최대 관광지로 꼽히는 경포 해변.

저녁 시간인데도 바닷가 앞 식당가가 텅 비었습니다.

극심한 가뭄과 물 부족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입니다.

[박철수 씨/횟집 운영 : (손님들이 전화 오면) '물 사정이 안 좋아서 식당 운영하는 데 불편이 없습니까'가 첫 질문이죠. (손님이) 80% 줄었다는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전혀 없다시피 할 정도입니다.]

주변 숙박 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

투숙객이 없어 주차장은 텅 비었고, 놀러 나가는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정민호 씨/숙박업소 운영 : 가격을 바닥까지 내려도 손님이 하나도 없다고 보시면 돼요. (예약 전화 오면) '물은 나오냐', '샤워는 가능하냐' 이런 질문이 많이 오죠.]

강릉시가 최근 대형 숙박업소 10곳을 상대로 조사한 추석 연휴 예약율은 63%로 지난해보다 6%p 떨어졌는데, 현재 상황이 계속되면 예약 취소가 늘어날 수 있다고 강릉시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강릉 시내 상권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곳은 강릉의 한 번화가입니다.

평소 같으면 회식하러 온 직장인들이나 대학생들로 붐벼야 할 곳이 지금은 이렇게 한산하기만 합니다.

[권은숙 씨/식당 운영 : 아파트 같은 경우에 저녁 6시부터 밤 9시까지 물 제한을 그러니까 급수 제한을 하고 있어요. (손님들이) 물 받으러 가느라고 아예 모임 같은 거 안 하시고 저녁 식사하러 안 오시는 거예요.]

평소 사람들로 북적이던 강릉 중앙시장 골목도 휑합니다.

[박선영 씨/식당 운영 : (저녁) 8시 이렇게 마감하거든. 근데 요즘 들어서는 (저녁) 6시 반 되면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저녁) 7시 넘으면 문 닫고 가요. 이 시장 (상인들) 다.]

추석 황금연휴 대목을 앞두고 상인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박선영 씨/식당 운영 : 여기 상인들이 '(손님이 없어서) 추석인데도 문 닫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은 했지.]

[박철수 씨/횟집 운영 : 연휴 기간이 며칠인지에 따라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많은 기대를 하는데 올해는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최근 내린 단비로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30% 가까이 오르고, 내일부터 도암댐 방류도 시작되는 만큼 물 부족 상황이 하루빨리 해결돼 관광객들이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승훈 씨/식당 운영 : 화장실도 시장 내에 보면 단수 때문에 손을 못 씻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부터 먼저 해결되면 관광객들이 찾아주실 때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권은숙 씨/식당 운영 : (관광객들이) 강릉 시민들이 너무 힘들게 (가뭄을) 겪다 보니까 (관광 오는 게) 미안하다 하시는데. (관광) 오시는 게 저희한테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관광객과 소비가 줄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탓에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강릉 지역 상인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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