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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밀착한 베네수엘라 정권 작살내려는 미국?…트럼프의 '마약 전쟁'에 숨겨진 진짜 의도는 [스프]

[딥빽]

딥빽
미국, 베네수엘라 선박 잇따라 공습..."마약 카르텔 소탕"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이제 미국이 카르텔과의 전쟁을 벌여야 할 때입니다.

취임 전부터 마약과의 전쟁 그리고 카르텔과의 전쟁을 공언해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 8월 7일 미 법무부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마두로가 범죄 조직인 트렌 데 아라과 그리고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 등과 공모를 하고 있다며 기존보다 2배 높인 5천만 달러, 우리 돈 약 693억 원가량을 현상금으로 내걸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인 9월 2일 미군은 카리브에서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 트렌 데 아라과 소속 조직원 11명이 탑승한 마약 운반선을 폭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우리는 조금 전 마약 운반선을 격침했습니다. 거기에는 많은 양의 마약이 실려 있었습니다.

미군은 또 9월 15일에도 마약 운반선을 공격해 테러리스트 3명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는데, 베네수엘라는 첫 공습부터 정권 교체를 겨냥한 '전면적 침략'이라며 극렬히 반발했습니다.

양국 간의 갈등이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는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마약과의 전쟁으로 비치긴 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가 영유권 분쟁 중인 가이아나라는 국가를 포함해서 더 복잡한 관계가 얽혀 있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입장은?
이 사건을 둘러싼 각국의 입장부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마약 밀매 조직을 이끌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9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 소셜 메시지입니다. 첫 공습 때는 트렌 데 아라과라는 베네수엘라의 카르텔을 두고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의 통제하에 활동하고 있는 외국 테러 조직이다라고 명시했는데요. 이외에도 실체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미국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이른바 '태양의 카르텔'과도 공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5일 두 번째 공습 때는 이 카르텔의 불법 활동이 수십 년간 미국 사회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해서 수백만 명의 미국인을 죽였다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번 미군의 공격을 두고 미 의회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점 등에 대해서 비판적인 문제 제기가 미국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미국으로 마약을 밀수하는 것 자체가 미국의 내정에 개입하는 것"이라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베네수엘라의 마약 밀수가 미국 사회에 큰 해악을 미쳤기 때문에 이번 물리적 공격에 문제가 없다 이런 입장입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 입장은?
다음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입장입니다. 마두로 정권은 차베스 정권에 이어서 지난 2013년부터 집권을 하기 시작해서 올해로 12년 차를 맞았는데요. 임기가 6년 단위인데 올해 1월에 3연임을 시작했기 때문에 오는 2031년까지 집권할 예정입니다.

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해서 미국이 현상금을 2배 높이고 또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니까 마두로 대통령은 민병대 450만 명 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는데요.

이후에 미국의 첫 공습이 이뤄지니까 마두로 대통령은 11명이 숨진 이 사건에 대해서 미국이 마약 소탕을 명분으로 삼은 것은 그냥 구실일 뿐이다, 사실상 베네수엘라에 매장이 된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를 통제하기 위해서 베네수엘라 정권을 교체하려는 게 진짜 목적이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이 카리브해에서 3일간 군사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 베네수엘라 대통령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매장량을 장악하려고 시도합니다. (중략) 베네수엘라는 다시는 어떤 나라의, 미국의 석유 식민지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배경 ① 베네수엘라, 코카인 경유지 중 한 곳
그렇다면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카르텔을 소탕하겠다면서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고 나선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베네수엘라는 코카인의 주요 생산국은 아니지만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경유지인 것은 맞습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2023년 보고서에서 베네수엘라를 남미에서 멕시코로 코카인을 운송하는 불법 항공편의 주요 출발지로 지목을 했습니다. 그리고 코카인이 멕시코로 들어가면 주로 육로를 통해서 미국으로 유입된다 이렇게 분석을 했습니다.

2021년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전 세계 코카인 생산량의 약 24%가 베네수엘라를 거쳐서 유통된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그리고 국제투명성기구 베네수엘라 지부는 2024년 보고서에서 콜롬비아의 2023년 코카인 생산량이 최소 2664톤으로 추정이 되는데 이 양을 고려할 때 같은 기간 약 639톤이 베네수엘라를 통해서 유통이 된 걸로 추정을 했습니다.

최근 미국이 네덜란드, 캐나다, 영국 등과의 공조 단속에서 한 건당 수백에서 수천 킬로그램 규모의 코카인을 적발을 했고, 또 다수의 베네수엘라 국적자들을 체포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올해 보고서에서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불안정 그리고 경제적인 혼란, 또 만연한 부패가 초국가적 범죄 조직에 무법 활동을 가능하게 했으며, 또 지속되는 경제 위기가 이 정권의 마약 밀매 등 불법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켰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다만 일부 정보기관과 또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해당 마약 조직을 직접 통제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평가를 하기도 했고요. 마약 유입 경로도 주로 콜롬비아 그리고 태평양 경로가 중심이 되지 베네수엘라가 중심은 아니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배경 ② '석유 대박'난 가이아나-베네수엘라의 영유권 분쟁
앞서 보신 것처럼 마약 문제가 핵심 배경이긴 하지만요. 마약 범죄 소탕이라는 배경 이면에는 훨씬 더 복잡한 지정학적·정치적·경제적인 요인들이 뒤얽혀 있습니다.

첫째는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의 영유권 분쟁입니다. 베네수엘라와 접경국인 가이아나라는 나라가 있는데요. 이 가이아나에 에세퀴보라는 지역의 해역에서 지난 2015년 대규모의 석유 매장량이 약 110억 배럴인데 세계 17위 규모입니다. 어쨌든 이 석유가 발견이 돼서 경제적으로 또 전략적으로 그 중요성이 급부상을 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기준으로 미국 석유 기업인 엑손 모빌 그리고 쉐브론 그리고 중국 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가이아나의 석유 개발에 참여 중인데요.

베네수엘라가 이 가이아나의 에세퀴보 지역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재개를 하면서 긴장이 고조가 되고 있습니다. 국제사법재판소의 '최종 판결 전 어떤 조치도 취하지 말라'라는 명령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 국회는 에세퀴보 지역을 자국의 새로운 주로 승인을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서 분쟁을 격화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베네수엘라의 무장 해군 함정이 가이아나 EEZ(배타적경제수역)에 침범을 해서 엑손 모빌 선박에 접근을 해서 베네수엘라 EEZ에서 운항을 하고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또 경고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가이아나 정부는 물론이고요. 미 국무부도 "국제적으로 인정이 된 가이아나 해상 영토에 대한 명백한 침해다"라고 하면서, 가이아나의 영토 보전과 또 1899년 중재 판정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을 했습니다.

이러한 영유권 분쟁이 계속된다면 그래서 갈등도 고조가 된다면 당연히 가이아나 내부의 경제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의 사업 안정성에도 위협이 될 수밖에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도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 이런 분석이 가능해 보입니다.


배경 ③ 플로리다주 중남미계 유권자들의 표심
둘째는 미국의 국내 정치적 이유입니다. 미군이 베네수엘라 선박을 타격한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SNS에 이를 알리는 모습은 강력한 대통령 권한을 이행하는 모습 이것을 강조하는 것이고 이는 곧 대내 정치적인 메시지이기도 하죠. 자신이 취임 전부터 공약을 해온 마약 근절을 명분으로 해서 자신의 어떤 강경한 리더십을 과시를 하고 또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차원으로도 해석이 됩니다.

플로리다주는 미국 대선의 핵심 경합주이자, 베네수엘라와 쿠바에서 이주한 중남미계 유권자가 대규모로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이들 중 보수 유권자들은 마두로 정권에 대한 강경 대응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는데요. 실제 플로리다 베네수엘라계 유권자 중에 38.5%가 트럼프의 대베네수엘라 정책이 자신의 투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는 한 대학교의 설문 결과도 있습니다.

플로리다주는 미국 대선의 핵심 경합주이자, 베네수엘라와 쿠바에서 이주한 중남미계 유권자가 대규모로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이들 중 보수 유권자들은 마두로 정권에 대한 강경 대응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으며, 실제 플로리다 베네수엘라계 유권자 중 38.5%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베네수엘라 정책이 자신의 투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는 한 대학교의 설문 결과도 있습니다.

2019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의 한 대학교에서 마두로 정권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객석의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서 쉐브론이라는 미국 회사가 가이아나 석유 개발에 참여 중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베네수엘라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쉐브론의 베네수엘라 사업을 재개하게 하고 또 이민자 추방 항공편을 허용하기로 하는 등 미국 내 정책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플로리다 유권자들이 불만을 터뜨린 사례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가 1기에 이어서 다시 꺼내든 베네수엘라 강경책은 플로리다 중남미계 유권자 표심을 특히 의식한 게 아니냐, 이런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군사 조치로 촉발된 법적 논쟁들
실제 목적이 무엇이었건 간에 확실한 것은 베네수엘라 선박 공격에 대해서 미국 내부는 법적 논쟁이 뜨겁다는 점입니다.

전쟁법 전문가와 특히 국제법 학계 인사들은요. 미군의 공격이 적법 절차 없는 무력 사용이라며 이게 국제법과 미국 법률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필 건슨 | 국제위기그룹(ICG) 안데스 지역 수석 분석가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 카르텔이나 마약 밀매 혐의자들을 군사 조직, 미국을 침략하는 테러 조직으로 취급하는 정책에 전념하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이들에 대한 군사력 행사를 정당화합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논리는 현재 베네수엘라 등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지금 유입이 되고 있는 마약이 미국 국민들을 죽이고 있고, 즉 이것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어떤 공격 명령은 국가 안보에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위협에 대한 정당방위의 대응이다라는 논리인데, 일각에서는 이것이 정당방위로 인정되기 어려운 불법 명령이다 이런 비판도 제기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가 이 범죄조직을 직접 통제하는 게 확실치가 않다면 이 상황은 국가 간 무력 충돌로 볼 수가 없으며 미국의 선박 공습이 합법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인권단체 등에서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배경 ④ 베네수엘라 둘러싼 미·중·러 지정학 구도
셋째는 지정학적 경쟁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 국가로 미국, 러시아, 중국 간의 지정학적 경쟁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러시아와 중국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지원을 하고 있고 미국과 대립하는 세력 견제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호주 로위 연구소의 한 보고서는요. 미국의 의도가 마약 카르텔을 표적 삼은 것 그 이상이라면서 마두로 정권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견제하려는 다층적인 목적이 담겨 있다 이렇게 분석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필 건슨 | 국제위기그룹(ICG) 안데스 지역 수석 분석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트럼프가 이 지역, 말하자면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패권을 회복하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 반구의 다른 세력들을 배제하거나 확실히 심각하게 억제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의 공습을 즉각 비난한 바 있고요. 중국 시진핑 주석도 이번 공습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만 올해 초에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주권 그리고 사회 안정 수호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8일 "강압과 괴롭힘은 국가들을 멀어지게 할 뿐이며 점점 더 효과가 없을 것이다," "라틴아메리카는 누구의 뒷마당도 아니며 파트너를 독립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베네수엘라는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점점 더 중국과 가까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마두로 대통령은 2023년 중국에 가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를 한 바가 있습니다. 올해 5월에는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는데, 이는 그만큼 중국이 중남미 지역에서 베네수엘라를 핵심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IRIS라는 연구소의 한 학자도 국경 분쟁 중인 가이아나에서 대규모 석유가 발견이 되면서 지역 갈등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의 어떤 분쟁이 지역 안보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의도 둘러싼 여러 분석들 : 정권 교체 vs 무력 과시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겨냥하고 있다, 혹은 정권 교체까지는 아니어도 무력 과시를 통해서 미국에 협조적 태도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이런 분석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찰스 스터트 대학교에서 테러학을 가르치는 세사르 알바레즈는요. 트럼프 행정부의 테러리스트 지정 리스트를 살펴보면 이는 단순히 메시지 차원이 아니다. 정권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고 자신은 확신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만 이를 반박하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라이언 버그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베네수엘라 미래 이니셔티브 책임자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다면, 이러한 함정에 탑재된 토마호크 미사일로 베네수엘라 내 목표물을 타격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중략) 하지만 현재로서는 정권 교체보다는 마약 퇴치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애틀랜틱 카운슬 산하의 한 연구소에 소속이 된 제프 램지라는 학자는요. 정권 교체에 초점을 맞췄다기보다는 베네수엘라 내부 불만 세력에 마두로에 맞서서 싸울 것을 촉구하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렇게 분석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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