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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억 투입하는데…할인 직전 '슥' 대형마트 꼼수

<앵커>

주요 대형마트들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농축산물 할인 행사 직전에 일부 품목의 가격을 미리 올려놓고, 눈속임식 할인 행사를 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농식품부는 이런 꼼수를 알고도 묵인한 걸로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함이었던 정부의 지원이, 정작 소비자들에겐 돌아가지 못한 겁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정부는 예산 900억 원을 투입해 과일과 고기 등 성수품 할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정부 지원을 받아 5천990원이던 배추 한 포기를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합니다.

[이금자/서울 서대문구 : 농산물 거의 다 올랐어요. 그래서 지난번에도 양배추 하나 오천 원, 막 이랬어요. 정부에서 이렇게 도와준다니까 좋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할인 지원, 알고 보니 허점이 있었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주요 대형마트들이 정부 지원 할인 행사를 하기 직전에 가격을 미리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23년 12월 한 업체는 100g에 589원 하던 시금치를 행사 직전 33.8% 올린 788원으로 책정한 뒤 이를 기준으로 20% 할인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감사원은 2023년 6월부터 12월 사이 할인 대상 품목 313개 가운데 132개 품목의 가격이 할인 행사 직전에 인상됐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지원이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고 대형마트 주머니로 곧장 흘러 들어간 셈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나중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동민/감사원 산업금융감사국 제2과 수석감사관 : (농식품부 담당자가)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도매가 상승에도 가격을 못 올리다가 이번에 올렸다는 소명을 듣고 스스로도 납득이 안 됐지만 그대로 내버려 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농식품부는 감사원 지적을 받아들여 할인 지원 사업을 개선했고, 미비점에 대해선 더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남일, 디자인 : 장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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