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 갯벌 고립 노인에 구명조끼 벗어주고 숨진 해경 고(故) 이재석 경장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대검찰청이 '고(故) 이재석 경사 순직 사건 의혹'과 관련해 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수사팀은 오늘(18일) 인천해양경찰서와 영흥파출소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대검은 오늘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어제 인천 해경 순직 사건 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고, 오늘 인천해경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등으로 이광진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영흥파출소장, 당직 팀장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검은 또 "사안의 중요성과 일선청 인력 사정 등을 고려해 장재완 대검 반부패기획관을 수사팀장으로 인천지검에 급파하고, 대검 검찰연구관 1명, 인천지검 반부패 전담 검사 등 3명을 팀원으로 하는 수사팀을 구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신속·명확하게 규명하고, 해경의 구조, 출동 관리·감독 체계 전반의 문제점을 점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천 해경 영흥파출소 소속이던 이 경사는 지난 11일 새벽 3시 30분쯤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꽃섬 갯벌에서 어패류를 잡다 밀물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남성 A 씨를 구조하던 중 순직했습니다.
그는 A 씨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자 부력조끼를 벗어서 건네고, 순찰 장갑을 신겨준 뒤 육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실종됐습니다.
이후 6시간여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이 경사와 함께 당직을 섰던 동료 해경 4명은 이달 15일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이들은 또 2인 1조 출동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데다, 담당 팀장이 신속한 상황 공유 등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음에도 간부들로부터 이런 점을 '언론에 얘기하지 말라'는 취지의 요구를 받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에 해양경찰청은 지난 16일 이광진 서장 등을 대기발령하고, 직무에서 배제했습니다.
인천해경서는 인천 영흥도 갯벌에서 이 경사가 고립자 구조 중 숨진 것과 관련해 전반적인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당시 파출소 당직자는 모두 6명이었으나, 이 중 4명은 휴게시간이라 이 경사 혼자서 출동했고 추가 인원 투입도 늦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경은 2인 출동이나 최대 3시간 휴게 등 다수의 관련 규정을 어기고 근무일지에 휴게 시간 등을 허위로 기록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 경사 순직 사고와 관련해 "해경이 아닌 외부의 독립적인 기관에 맡겨 엄정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고인의 동료들로부터 '윗선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는 점을 짚었고, 이어 유가족과 동료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런 지시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은 "순직 해경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님의 말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사건의 진실규명과 새로운 해양경찰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