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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만여 명이 사는 충북 보은지역의 유일 응급의료기관인 보은한양병원이 전담의사를 구하지 못해 응급실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사직 전공의의 수련병원 복귀 등으로 시골병원 인력난이 극심해지고 있어서입니다.
이 병원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4명의 전담의사로 응급실을 운영했지만, 이 중 3명이 최근 수련병원에 복귀하거나 근무조건이 더 좋은 곳으로 이직했습니다.
24시간 응급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려면 적어도 4명의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병원 측은 내년 초 입대 예정인 전공의 1명과 다른 병원 의사 3명을 시간제로 고용해 가까스로 응급실을 가동하는 상황입니다.
병원 관계자는 "여러 차례 모집 공고를 냈지만 연락 오는 의사가 한 명도 없다"며 "어렵사리 응급실 문을 열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응급실 전담의사 모시는 게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몸값도 치솟아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며 "세후 월급이 1천500만 원에서 2천만 원대로 올라서는 데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의료취약지 응급실 인력난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의정 갈등을 겪으면서 더욱 심화했다는 게 의료계 분석입니다.
사직 전공의가 한꺼번에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지면서 수급 균형이 깨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가 인력난을 겪는 병원 간 '웃돈 스카우트' 경쟁까지 붙으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형국입니다.
A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빠져나간 빈자리를 채우려는 경쟁으로 전담의사 세후 월급이 2천만 원 중반까지 치솟았다"며 "경영적인 면에서는 당장 응급실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형편 때문에 응급실을 지키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지원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보은군은 해마다 보은한양병원에 응급의료취약지 지원금 3억 원(도비 8천만 원 포함)을 지급한 데 이어 올해 응급실 운영비 3억 원을 추가 지원했습니다.
옥천군도 내년 2억 원의 응급실 운영비를 옥천성모병원에 지원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한 상태입니다.
옥천군 보건소 관계자는 "관내 유일한 응급의료기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12억 원으로 의료장비 구입을 지원했지만, 응급실 운영 적자 보전을 위한 추가 지원이 불가피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권역 응급의료센터에 1시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하거나, 지역응급의료센터에 30분 이내 도달 불가능한 인구가 30% 이상인 경우를 응급의료취약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충북은 충주와 보은, 옥천, 영동, 진천, 괴산, 음성, 단양 8곳이 해당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