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녹조에서 나오는 독소가 공기 중으로 퍼져 사람 몸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두고, 그동안 환경단체와 정부의 주장이 맞서왔습니다. 양측의 합동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보도해 드리기도 했는데, 오늘(15일) 첫 공동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7월 말 조정대회가 열린 경기도 용인의 기흥호수, 배들 주변으로 짙은 녹조 띠가 보입니다.
[오늘 마지막 경기, 오늘의 하이라이트죠.]
환경단체가 경기 당일 측정한 호수 속 '녹조 독소' 농도는 리터당 최대 131마이크로그램으로, 미국 물놀이 금지 기준치의 약 16배에 달했습니다.
이곳을 비롯해 수도권 호수와 저수지 4곳에서 근처 주민들 콧속도 조사했는데, 32명 중 4명한테서 녹조를 일으키는 남세균 유전자가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측정 결과를 내놓으며, 환경단체들은 낙동강뿐 아니라, 수도권 호수공원 등에서도 공기 중으로 녹조 독소가 퍼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반해 환경부는 3년간 조사해 봤지만 공기에선 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혀왔습니다.
그러다 신임 환경부 장관의 사과 발언 이후 환경 단체와 대화를 시작했고,
[김성환 환경부 장관 (지난 8월 20일 국회 환노위 출석) : (보를) 철거하려고 하는 것을 막은 것 때문에 녹조가 더 커진 것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20여 일 만에 합의를 이뤘습니다.
양측 간 합의에 따라서 오늘부터 낙동강 현장에서는 공동조사가 시작됐습니다.
4대강 녹조와 관련해서 환경단체와 정부가 합동으로 조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부터 사흘 동안 낙동강 5개 지점 물과 인근 공기에서 하루 두 차례씩 시료를 채취합니다.
[김민중/환경부 사무관 : 기온이 점차적으로 하락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9월에 최대한 집중적으로 조사를 (마칠 방침입니다.)]
시료 채취 방법을 놓고 양측 입장 차가 컸지만, 환경단체의 요구가 대폭 수용됐습니다.
[임희자/마창진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 녹조 독의 위험성을 현장에서 그것도 민과 관이 함께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부는 올해 안에 조사 결론을 낸다는 방침인데, 공기 중 확산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주민 건강조사 필요성은 물론 4대강 보 재자연화 요구까지 맞물려 파장이 커질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강시우,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