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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눈물 흘리고 가만히 있어라"…통화 녹음 입수

<앵커>

앞서 보신 이 경사 동료들의 폭로를 뒷받침할 만한 통화 녹음 파일을 SBS가 입수했습니다. 영흥파출소장이 이 경사의 동료, 그러니까 자신의 부하에게 말한 내용입니다. 상급 기관인 인천해양경찰서 관계자에게 전화해, 눈물을 흘리면서 사죄의 모습을 보이라고 했고, 또 유족에게는 쓸데없는 얘기를 하지 말라는 취지로 거듭 지시했습니다.

동은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고 이재석 경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이틀 뒤인 지난 13일 오전 9시 21분.

영흥파출소장이 조문을 가기로 한 팀원들 중 한 명에게 전화를 겁니다.

유족 측과 긴밀하게 소통하던 인천해양경찰서 관계자에게는 슬픈 모습만 보이고 유족에게는 다른 얘기는 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A 파출소장 통화 : 정보계장하고 통화를 해서 눈물 흘리면서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쓸데없는 얘기는 하지 말고 맞는 말이 있어도 하지 말고 참아야 해.]

팀원들이 입을 열면 문제가 생길 거라고 경고까지 합니다.

[A 파출소장 통화 : 괜히 말 한마디라도 하면 꼬투리도 잡힐 수도 있고 그러니까. 우리끼리 똘똘 뭉쳐야 돼. 우리끼리 빈틈이라도 하나 생기고 이렇게 하면 절대 안 돼요.]

유족들의 요청에는 응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A 파출소장 통화 : (죄송하다고) 중무장을 해 가지고 어떤 소리가 들려도 그냥 눈물 흘리고 가만히 있는 거예요. 걔(유족)가 다 쫓아낼 때까지 던지면 죄송하다고 해.]

상부 누군가 당부한 얘기를 팀원에게 전하는 듯한 말까지 합니다.

[A 파출소장 통화 : 우리가 그러려고 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런 상황이 생긴 건데. 우리끼리 잘못되는 일이 없도록 그렇게 말씀하셨으니까…]

5분 26초 분량의 전화에서 A 소장은 팀원에게 일방적으로 '눈물을 흘리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지시를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진실 은폐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선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영흥파출소장 간 통화 내용은 물론, 당시 파출소장과 팀원들이 어떤 통화를 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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