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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특검법 합의' 파기…민주당서 터져 나온 파열음 [스프]

[이브닝 브리핑]

이브닝브리핑어제와 오늘 사이 국회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특검법 개정안을 수정하고 금융감독위원회 설치 법안 처리에 협력하기로 한 약속이 하룻밤 사이에 깨졌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민주공화국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특검법과 정부조직법은 별개라면서 특검법 합의 파기를 지시한 정청래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러자 합의 당사자인 김병기 원내대표는 협상 과정에 당 지도부와 긴밀히 소통했다면서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한 정청래 대표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결국 정 대표는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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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사이 깨진 '특검법 합의'..."핵심은 기간 연장"
어제 국회에서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모처럼 손을 맞잡았습니다. 지난 4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수정하기로 합의한 겁니다. 민주당은 특검의 수사기간을 추가 연장하지 않고 인력 증원을 10명 이내로 최소화하는 데 동의하고, 국민의힘은 금융감독위원회 설치 법안 처리에 협조한다는 내용입니다. 두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모처럼 만들어진 '한발 양보와 협치'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민주당 내부의 강경파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난 것입니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특검법 개정은 수사인력 보강, 수사기간 연장 등으로 내란수사와 권력형 부패 비리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합의가 필요치 않은 것"이라고 썼습니다. 전현희,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 최고위원과 강경파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합의 사실이 알려진 뒤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비난 문자 폭탄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박선원 의원 SNS 中
"내란당과 3대 특검법을 합의했다고? 내란 종식 어떻게 할 건데? 야당 필리버스터가 뭐가 두렵나! 어쩌다 이렇게 되냐 그래!"
서영교 의원 SNS 中
"특검 기간 연장, 인원 증원 사수! 타협은 노(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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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오늘 오전 기자들과 만나 "협상안은 제가 수용할 수 없었고, 지도부의 뜻과도 다르기 때문에 어제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원내지도부와 소통이 없었냐는 질문에는 "(김병기) 원내대표가 고생 많이 하셨지만 지도부 뜻과는 많이 다른 것이라서 많이 당황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 중의 핵심은 기간 연장입니다. 특검법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파기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협상을 주도한 김병기 원내대표는 잔뜩 체면을 구기게 됐습니다. 합의 파기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왜 자꾸 합의안이라고 하느냐"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 뒤, 어제 일은 '1차 협의'에 불과하고, 최고위 보고와 의원총회의 추인 절차가 남아 있으니 합의로 볼 수 없다는 군색한 변명을 내놓았습니다. 국민의힘은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합의를 뒤집느냐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대변인 논평 中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손바닥 뒤집 듯 일방적으로 합의 파기를 통보했습니다. 본인 스스로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도 달랐다는 것인데, 그저 '여의도 대통령 놀이'에 심취해 있는 모습이 가련합니다"


대통령이 '합의'시켰다?..."특검법을 어떻게 맞바꾸나"
언뜻 봐도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받아들이기 힘든 특검법 합의가 성사되자 그 배경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원내대표와 대통령실과의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 '협치'에 시동을 건 이재명 대통령이 특검법 수정 합의를 묵인한 것 아니냐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의중에 관한 '수군거림'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내란 특검의 연장을 안 하는 조건으로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켜주기로 했다고 오늘 좀 시끄럽더라, 그런데 이걸 이재명이 시킨 것 같다는 여론이 있더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협치와 타협을 얘기한 것을 보니 (합의)하라고 시킨 것 같다는 여론이 있어서인지 저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합의 사실에 대해 "저는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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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中
"정부조직법을 개편하는 것과 내란의 진실을 규명해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것을 어떻게 맞바꾸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정부조직) 개편을 못 한다고 일 못하는 것 아닙니다. 천천히 하면 됩니다. 내란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고 꿈도 꾸지 못하게 하는 것은 민주공화국의 본질적인 가치 아닙니까. 그걸 어떻게 맞바꾸느냐"

결국 합의 파기를 공식화한 민주당이 추가 협상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국민의힘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최종 결렬'을 선언하고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여당안 원안대로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대통령 세 명 '삼통분립'..누가 합의 뒤집었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특검법 합의 파기와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정권 100일을 "민주공화국을 '민주당공화국'으로 만든 파괴의 100일로 평가하겠다"고 혹평했습니다. 그러면서 특검법 합의 파기를 염두에 둔 듯 "민주당이 오늘 보인 현상은 삼권분립이 아니라 '삼통분립'"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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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세간에는 용산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이라는 말이 돕니다. 원내대표의 말을 당 대표가 뒤집고, 당 대표는 결국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합니다"

어제 여야 합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강성 지지층의 압박이 거세지자 민주당 내부가 동요했고 돌연 '급변침'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정부조직법 개편과 내란 진실규명을 어떻게 맞바꾸겠느냐'고 말한 데 대해서도 "여의도 대통령(정청래), 충정로 대통령(김어준)이 틀어서 이 상황이 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협상을 그르친 책임을 추궁받게 된 김병기 원내대표는 발끈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3대 특검법 개정 협상은 결렬됐다. 법사위에서 통과된 원안대로 통과시키겠다"며 "그동안 당 지도부, 법사위,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정청래 대표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원내 지도부가 소통 없이 마음대로 협상했다는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입니다. 결국 정청래 대표는 특검법 협의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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