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운용하는 기상 항공기.
날개 뒤에는 인공강우를 만들기 위해 구름씨를 뿌리는 연소탄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초까지 기상청이 강릉 등 동해안 일대에서 엿새 간 총 10차례 인공강우 실험을 위해 비행기를 띄운 걸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9월 1일 1.2mm, 2일 4.6mm, 6일 0.2mm 등 실험을 한 날 대부분 강릉에는 약한 비가 기록됐습니다.
그러나 기상청은 인공강우 때문에 비가 내린 게 아니라 비가 온 날 인공강우 실험을 한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인공강우는 염화칼슘 등이 주성분인 구름 씨앗을 살포해 빗방울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습도가 충분히 높고, 공기가 차가우면 구름 씨앗 주변에 수증기가 물방울이나 얼음으로 응결되며 비가 되어 땅으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맑은 날은 아예 불가능하고 실제로는 비가 오는 날에만 비의 양을 증가시키는 '인공 증우' 기술입니다.
그동안 연구로 파악된 증우 효과는 10% 정도.
예를 들어 9월 1일 내린 1.2mm 비에 인공강우 실험이 영향을 줬다 하더라도, 그 양이 0.1mm 정도에 그친단 얘기입니다.
가뭄 해결에 큰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우진규/기상청 예보분석관 : 전 세계적인 인공강우는 가뭄보다는 산불 예방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상황입니다. 강릉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극심한 가뭄 해소를 위해 인공강우 실험을 하더라도 그 효율은 극히 미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험 분석까지는 한 달 정도가 소요될 전망입니다.
기상청은 비구름을 포착하는 레이더를 이용해 항공기가 지나간 지역에 실제로 비구름이 만들어졌는지, 또 내린 비 속에 염화칼슘 등 구름씨 물질이 담겨 있는지를 파악할 예정입니다.
주 중에도 메마른 날씨가 예보돼 강릉의 가뭄은 점점 심해질 전망입니다.
다만, 이번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강릉을 포함한 전국에 비 소식이 있습니다.
(취재 : 정구희, 영상편집 : 이상민,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