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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의 MTV VMA 수상, K팝이 벽을 넘어선 순간 [스프]

[주즐레]

로제
(SBS 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BS 아레나에서 열린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 배우 패리스 힐튼이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수상작으로 로제의 'APT'를 호명하자, 숨죽였던 팬들의 환호가 일제히 터져 나왔다.

2021년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가 같은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고, 이후 3년간 본상 후보 명단에서 K팝 아티스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만큼 2025년 로제의 수상은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값지고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로제가 들어 올린 '올해의 노래' 트로피는 '올해의 비디오', '올해의 아티스트'와 함께 MTV VMA의 대상 격으로 꼽히는 핵심 부문이다. 로제는 K팝 아티스트로는 최초, 아시아 여성으로도 최초로 이 상을 거머쥐었다.

'APT'는 발매 직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8위로 진입해 3위까지 올랐고, 무려 45주 연속 차트인에 성공했다. 이는 한국 아티스트 최장 기록으로, 팬덤을 넘어선 대중적 저력을 입증했다. 유튜브 글로벌 차트와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도 장기간 상위권을 유지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트로피를 든 로제는 "꿈을 좇던 열여섯 살의 저에게 이 상을 바친다"며 감격을 전했다. 이어 브루노 마스, 프로듀서 테디, 블랙핑크 멤버들을 차례로 언급하며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의 수상 소감은 개인의 성장 서사와 K팝이 걸어온 도전의 역사를 동시에 담아냈다.

이번 수상은 K팝이 MTV VMA에서 '베스트 그룹', '베스트 K팝' 등 인기투표 중심 부문에 머물던 한계를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전문가 심사와 대중성을 모두 반영하는 본상에서 거둔 성취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크다.

미국에는 그래미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 MTV VMA 등 이른바 '4대 시상식'이 존재한다. 그래미가 음악적 권위를 상징한다면, AMA는 대중적 인기, BBMA는 차트 성과를 반영한다. MTV VMA는 무대와 영상, 그리고 문화적 파급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로제의 'APT'는 여러모로 파격적인 곡이었다. 과도한 자극이나 섹시 코드 대신, 브루노 마스와 함께 장난스럽게 호흡을 맞춘 무대, 한국 술자리 게임에서 착안한 "아파트 아파트"라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훅, 그리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뮤직비디오로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튜브 1위를 기록하며 단순한 인기곡을 넘어 문화적 코드로 자리 잡았다. 이날 패리스 힐튼이 곡명을 '에이피티'라고 읽었지만, 해외 팬들조차 'APT'가 한국의 '아파트'를 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은 상징적이었다.

로제의 성장 배경도 특별한 울림을 더한다. 1997년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자란 그는 2012년 YG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오디션에서 7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열여섯 살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블랙핑크로 데뷔한 그는, 아이돌 시스템 안에서 길러진 아티스트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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