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후 3시 반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주차장 부근.
중형 SUV 차량에 탄 20대 남성이 초등학생에게 다가가 말을 걸자 학생은 도망쳤습니다.
차량에는 친구 사이인 20대 3명이 타고 있었는데 2명은 대학생, 1명은 자영업자였습니다.
이들은 초등학생에게 접근해 "귀엽다,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말하는 등 5분 동안 3차례에 걸쳐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모두 저학년 남학생 4명으로, 이들 중 2명은 겁에 질려 도망쳤고 나머지 학생들은 무심하게 지나쳤습니다.
이들은 식당에서 짬뽕을 먹고 귀가하다 "아이들이 놀라는 모습에 재미 삼아했다"면서 "즉석에서 범행을 계획했고 실제 차량에 태울 의도는 없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마약류 투약이나 음주 정황은 없었습니다.
경찰은 일회성 장난이 아닌 3차례 범행을 시도한 점을 들어 이들 가운데 2명에게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장에서 확보한 CCTV 영상을 공개하며 초기 수사에 일부 한계가 있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경찰은 앞서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추가 신고가 접수되면서 범행 차량을 재추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신고된 차량은 흰색 스타렉스였지만, 실제 범행 차량은 회색 소렌토여서 수사에 혼선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소렌토 차량이 4초가량 멈춰 있는 장면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피해 학생이 소렌토 차량에 반응하거나 놀라는 모습이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초기 신고 당시 경찰이 해당 장면을 놓친 겁니다.
경찰은 초동 수사 부실 지적에 대해 "그 부분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 정경윤 / 영상취재 : 조창현 / 영상편집 : 소지혜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