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카메라에 포착된 손목의 시계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중국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반갑게 포옹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그런데 김 위원장 손목에 번쩍이는 금빛 시계가 유독 눈에 띕니다.
이 시계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IWC 샤프하우젠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으로, 현재 IWC 공식 홈페이지 기준 판매가가 1만 4천100달러, 우리 돈 2천만 원에 달합니다.
어린 시절 1994~1997년까지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 생활을 보낸 김 위원장은 스위스 명품 시계를 특히 선호하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재작년 9월 러시아 방문 당시를 포함해 최근 몇 년간 공개석상에서 여러 차례 같은 시계를 착용한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김 위원장을 수행한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역시 고가의 서방 명품으로 치장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여정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올의 '레이디 디올' 라지 사이즈 핸드백을 들고 행사장에 나타났는데, 이 가방은 7천500달러, 우리돈으로 1천만 원에 달합니다.
이번 방중길에 동행해 유력한 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딸 주애는 지난해 구찌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1차 핵실험 직후인 2006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해외 사치품 수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 일가는 중국 러시아 등에 파견된 공관원들의 밀반입과 비밀조직 '39호실' 등을 통해 꾸준히 사치품을 들여오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은 명품 시계 오메가를 많이 착용했고, 아버지 김정일은 오메가 시계, 마텔 꼬냑, 160대에 달하는 벤츠 차량 등 각종 사치품을 수집했습니다.
김 위원장 일가의 명품 사랑이 쭉 대를 잇고 있는 셈인데, 이를 두고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김정은 일가의 명품 과시는 북한 내부에서 주민들에게 외국 사치품을 부르주아 문화로 규정하며 강력히 단속하는 것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방이 사치품의 대북 수출을 전면 금지했지만, 여전히 각종 명품이 북한에 버젓이 유입된다며 대북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디자인 : 김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