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과한 관세 대부분이 '불법'이라는 미 항소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미 연방순회항소법원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9일) 7대4 의견으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 IEEPA는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위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일단 관세 부과 행정명령의 근거로 삼은 IEEPA가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여러 조치를 취할 중대한 권한을 대통령에 부여한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들 중 어떤 조치도 명시적으로 관세, 관세 부과금, 또는 그와 유사한 것을 부과하거나 과세할 권한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의회가 IEEPA를 제정하면서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무제한적 권한을 주려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 법은 관세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명확한 한계를 담은 절차적 안전장치도 갖고 있지 않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관세를 부과할 배타적 권한은 의회에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상호관세를 철회하라고 명령한 지난 5월 국제무역법원 판결에 정부가 항소한 데 따른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IEEPA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를, 주요 교역국에는 추가 상호관세를 부과해 왔는데,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이 같은 조치는 모두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재판부를 향해 "정치편향적"이라면서 "모든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관세가 사라지면 국가에 총체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더 이상 거대한 무역적자, 다른 나라들이 부과한 불공정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감내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법원의 도움 아래 우리는 그것들을 우리나라에 이익이 되도록 사용할 것"이라면서 상고 방침을 시사했습니다.
이번 판결 효력은 10월 14일부터 발생합니다.
항소법원이 행정부가 상고할 시간을 주기 위해 발효를 미뤘기 때문인데, 현재 보수 성향이 우세한 연방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릴 전망입니다.
(구성 : 이호건, 영상편집 : 정용희, 디자인 : 박주진,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