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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레밍'이 될 것인가, 국힘의 구원투수가 될 것인가 [스프]

[이브닝 브리핑]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죽기를 각오하고 맨 앞에서 싸우겠다"

이브닝브리핑
장동혁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된 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장 대표는 연일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대정부, 대여 투쟁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부터 밝히라며 장 대표를 압박했습니다. 일본과 미국 순방에서 돌아온 이재명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장동혁 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정청래 "내란 잘 됐단 건가"..장동혁 "왜곡, 망상"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 선출에 대해 말을 아끼던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포문을 열었습니다. '국민의힘 대표에게 묻는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국민의힘에서 '윤어게인'을 주창하는 세력이 지도부에 뽑혔다. 신임 당대표는 윤석열에 대한 탄핵도 잘못이고, 헌법재판소의 파면도 잘못이고, 비상계엄 내란은 잘된 것이라고 주장하는가"라며 장 대표의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 대표로서 야당과 대화하고 협치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도 일축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SNS 中
"정치는 말로 싸우는 말의 향연장으로, 말로 싸우지 않고 칼로 싸우거나 몸으로 싸운다면 정치를 정치로 바라볼 수 있겠는가.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말로 싸우라는 의회 정신도 살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회에서 무고한 수많은 사람을 살해하려 했던 세력과 과연 대화가 가능한 것인가"
이브닝브리핑
민주당에서도 야당 대표 선출에 대해 이례적으로 혹평 메시지를 냈습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내란의힘'을 자처하며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축하해야 마땅한 일이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극우 쌍둥이'의 결선이었고, 결국은 '극우 강화'의 노선을 편 장동혁 후보의 당선으로 '전당대회'가 아닌 '전길대회'로 전락하였기에 축하의 말은 의례적으로라도 건네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오늘, 선출 이후 두 번째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를 직격했습니다. 어제 정대표가 SNS에 글을 올린 데 대해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여러 가지로 피로가 쌓였는데 웃음을 주시고 피로를 풀어주신 데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비꼬면서 "이런 선동이나 왜곡, 악의적인 프레임에 대해선 당당히 맞서서 국민에게 그 부당함을 알려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양당 대표의 충돌에서 보듯 여야의 극한 대치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이 민주당 반대로 부결되자 모든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부결된 이상현, 우인식 후보는 국민의힘이 두 번째로 내민 후보자 카드라서 분노가 더욱 컸습니다.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당론 없이 무기명 자율투표 방침을 세웠었는데 본회의 직전 비공개 회의에서 "(두 후보가) 반인권·반민주적인 내란 옹호세력"이라며 사실상 반대투표를 권고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의장과 여당 원내 지도부의 사과와 반성 없이는 향후 국회 주요 일정에 협조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밝힙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강경 일변도인 당 지도부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장동혁 신임 대표와의 회동 추진을 지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공식적인 야당 대표가 법적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정식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면서도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 식사하고 덕담을 나누는 것이라면 영수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대일' 회동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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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강대강' 대치.. 이재명 대통령 "장동혁 회동 추진"
비상계엄 이전 민주당 주도로 국무위원들에 대한 탄핵이 이어지던 시절 여야 대립은 극에 달했습니다. 대통령 탄핵 심판과 대선을 거치면서 새로운 정치 지형이 형성됐지만 양당이 전당대회를 거치며 협치의 가능성은 점점 더 옅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초강성 정청래 대표 체제가 출범했고, 국민의힘도 '반탄파' 장동혁 의원을 리더로 세웠습니다. 여기에 광복절 사면으로 돌아온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는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신의 '주적'인 국민의힘에 대해 "선거로 심판해 세력을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며 '국힘 소멸론'까지 들고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적인 협치 시도는 대결 구도를 완화할 거의 유일한 출구로 보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당대회 승리 직후 국민의힘을 야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대화의 조건으로 '계엄·내란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를 거부하기까지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전한길 강사 등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의 지지를 받은 장동혁 대표가 김문수 후보를 제치고 당권을 잡았습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했습니다. 정청래 대표가 여당 대표로서의 통상적인 기대와 역할을 저버린 상황에서 얼어붙은 정국을 녹일 열쇠는 이제 장동혁 대표가 쥐게 됐습니다.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협치의 길이 열릴 수도, 더 깊은 갈등이 시작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새로 당을 이끌게 될 장동혁 대표의 앞길이 가시밭길이 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강성 우파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장 대표가 당 내부를 통합하고 민주당과의 협치를 시도하기에는 장애물이 너무 많은 상황입니다. 장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과 취임 이후 가장 자주 썼던 말이 '내부총질'과 '단일대오'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절연과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부총질'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징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국민의힘이 다시 살아나 민주당에 맞설 수 있는 방안으로 지지율 상승을 꼽았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SBS 인터뷰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올라간다면 결국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 입법 폭거도 결국 멈출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107석에 국민들의 민심을 더 얻는 것, 국민들의 지지를 더 많이 받는 것이 (민주당 폭주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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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송사 인터뷰에서는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첫 단추라고 했습니다. 이재명 정부를 제대로 비판하면서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간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선거가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채널A 인터뷰
"저희들이 국민께 더 가까이, 더 먼저 다가가서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담아낸다면 외연 확장도 가능하고 또 중도 확장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총질 결단, 단일대오"...지지율 상승 가능할까
그러나 지금까지 장 대표의 지지층과 그들을 바라보며 잡은 방향성을 보면 이런 목표가 쉽게 달성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50.27%를 득표해 김문수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제쳤습니다. 그러나 20%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39% 지지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결선투표의 당원 투표율도 46.55%에 머물렀습니다. 당원들의 절반 이상이 아직 대선 패배와 당의 혼란상에 실망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겁니다. 전한길 강사와 같은 강성 우파의 지지가 장동혁 대표를 만들어냈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달라진 미디어 환경, 즉 강성 보수 유튜브의 도움을 받았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장동혁 대표가 그간 보인 행보들은 이들 지지세력의 희망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감옥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접견하고, '윤어게인'을 거부하는 내부총질자들을 제거하는 것 등이 아스팔트 우파들의 요구사항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장 대표가 취임한 이후 밝힌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선전이나 중도 외연 확장, 지지율 상승 같은 목표를 이루려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장동혁 후보에게 표를 던진 강성 보수의 지지세가 굳건하다고 봤을 때, 결국 당의 지지율 상승과 선거에서의 승리를 결정지을 변수가 장 대표 지지층 바깥에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이 합리적 보수의 길로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당원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동의하면서도 민주당의 독주를 마뜩잖게 바라보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야 장동혁 호는 순항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브닝브리핑

'리더 레밍'이 될 것인가, 국힘의 구원투수가 될 것인가
장동혁 대표는 오늘 당선 이후 처음으로 중진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른바 찬탄파로 당권 경쟁을 벌였던 조경태,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김기현, 김상훈, 권영세, 김도읍, 한기호 의원 등 4선 이상의 중진들이 참석했습니다.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 중진들은 장 대표에게 당내 분열을 극복하고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장 대표가 주장했던 '내부총질 세력'에 대한 '결단' 이야기와 윤 전 대통령 접견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늘은 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인천의 다른 장소에서 1박2일 일정의 워크숍과 연찬회를 열었습니다. 민주당은 김용범 정책실장과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의 강연을 듣고 정기국회 대응 전략 등을 논의합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내부 결속을 다지고 대여 투쟁 방향 등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중진회의에서처럼 민감한 발언을 자제하고 신임 장동혁 대표의 비전을 듣는 자리가 될 수도 있지만 반탄파와 찬탄파 사이에 앙금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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