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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단수" 서울대 '빗물박사', 강릉 가뭄 해법 제안

"이대로면 단수" 서울대 '빗물박사', 강릉 가뭄 해법 제안
▲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강릉 상수원

"강릉의 물 부족, 산불, 폭염, 침수 등 문제는 도시 설계와 물 관리 차원으로 접근해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근 강원 강릉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기후 재난을 '도시 설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빗물 박사'로 불리는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는 25일 "강릉은 소나무 단일림으로 이뤄진 솔향의 도시이지만 이는 도시를 시원하게 하지 못하고 되레 열섬을 키운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낙엽은 물을 머금지 못해 토양이 쉽게 마르고 조경 유지에는 수돗물이 더 들어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며 "하슬라 강릉을 지키려면 빗물을 모아 숲과 도시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 교수는 집·학교 등 건물 지붕에 내린 빗물을 모아두는 작은 빗물 저장탱크인 '빗물 저금통'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빗물 저금통은 설치가 간단하고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아 물 절약에도 직접적인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정원 물주기, 교실 청소, 화장실 용수 등 생활용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입니다.

또, 산지에 나무나 돌을 쌓아 폭 5∼10m·높이 0.5∼1m의 작은 웅덩이인 '물모이'를 조성하는 방안도 언급했습니다.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게 해 산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원리입니다.

한 교수는 이를 통해 산불과 홍수, 토사 유출 등 피해를 예방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그는 학교를 중심으로 레인스쿨(Rain School)을 운영해 학생들이 빗물의 수질과 수량을 직접 관찰하고 기록하며 빗물을 생활 속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배울 기회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한 교수는 "단순한 강의형 수업을 넘어 학생들의 참여를 통해 기후 위기 대응 의식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릉 지역 청년들로 구성된 한 단체는 최근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 초등학교에서 빗물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천수 물과생명 강원지부 회장은 "강릉은 늘 물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그런데 단순히 하늘 탓만 아는 게 아니라 우리가 도시와 숲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달려 있다는 걸 이제 알게 됐다"며 "청년들이 먼저 움직여 빗물의 가치를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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