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언론들은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건데요. 과거사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걸 놓고는 우리 시민사회의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도쿄 문준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주요 언론은 어제(23일) 한일 정상회담 소식을 일제히 1면 머리기사로 실었습니다.
두 정상이 17년 만에 공동 발표문을 채택하고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가기로 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에서는 견해차도 드러났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공동 발표문에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명기한 것이 한국에 대한 배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선언은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담고 있다며, 기시다 전 총리도 같은 표현을 구두로 읽은 적은 있지만 문서로 남긴 건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측과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지는 평가입니다.
[위성락/국가안보실장 : 발표문에 나온 내용은 일본이 종래 취해오던 노선을 반영한 정도입니다.]
또 발표문에 "국교 정상화 이후 축적되어 온 한일관계의 '기반'에 입각한다"는 문구는 일본 측이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여기서 '기반'이란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할 때 근거로 드는 한일 청구권 협정을 뜻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셔틀 외교 복원과 협의체 출범 등을 합의했지만, 위안부 인권침해 문제는 언급이 없었다고 비판했고 민족문제연구소는 역사 정의를 외면한 회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어제 만찬에는 이 대통령의 고향 안동의 찜닭과 소주가 나왔는데,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이시바 총리가 적극적이라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가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면, 지난 15일 야스쿠니에 참배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나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차기로 거론되는 만큼 향후 한일관계도 불투명해질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