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고립서 탈피한 푸틴의 판정승?…트럼프는 일단 '빈손'

고립서 탈피한 푸틴의 판정승?…트럼프는 일단 '빈손'
▲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러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이득을 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돼온 푸틴 대통령이 서방 최고 지도자인 미국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국제외교 무대에 복귀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빈손으로 회담을 마쳤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담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그 자체만으로 점수를 땄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규탄을 받고 주요 국제외교 무대에서 배제됐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등 '국제 왕따'로 전락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독재자를 초청해 극진하게 대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장소인 알래스카주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 푸틴 대통령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았고, 전용기에서 내려 카펫을 밟고 오는 푸틴 대통령을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자신의 전용 방탄차에 푸틴 대통령을 태워 회담장으로 함께 이동했습니다.

미국과 아주 가까운 동맹의 정상에게나 제공할 법한 파격적인 의전이었습니다.

이런 장면에 러시아 언론이 열광했다고 CNN은 보도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에 "그들은 수년간 러시아의 고립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오늘 그들은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는 레드카펫을 봤다"고 적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과 세계를 양분했던 소련 시절을 그리워하며 러시아의 과거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이 이런 욕망을 어느 정도 충족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헤더 콘리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 회담은 어떤 면에서 러시아를 미국과 같은 지위로 올려놨는데 그건 푸틴이 갈망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동급으로 보였다면서 "그는 자신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트럼프를 이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실질적인 양보를 하지 않은 채 미국의 제재 칼날로부터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원유 구매국에 대한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러시아를 제재하겠다고 예고했는데, 푸틴 대통령은 부과 시한이 임박해서 회담을 요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앞두고서도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제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1기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CNN에 "트럼프가 지지는 않았지만, 푸틴이 확실히 이겼다"며 "트럼프는 더 많은 만남 외에는 얻은 게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딥빽X온더스팟
SBS 연예뉴스 가십보단 팩트를, 재미있지만 품격있게!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연합뉴스 - 국내최고 콘텐츠판매 플랫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