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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 이어져온 우크라 전쟁…'사상자 100만 명' 비극

3년 6개월 이어져온 우크라 전쟁…'사상자 100만 명' 비극
▲ 우크라전쟁 운명 가를 정상회담 시작한 트럼프(오른쪽)와 푸틴

현지시간 15일 미 알래스카주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역사적인 회담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는 약 20만 대군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북부 3면에서 일제히 공격을 개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4일 이내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함락해 친러 정부를 세우는 속전속결을 계획했지만 오산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결사 항전으로 러시아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막아냈습니다.

오히려 곤란해진 쪽은 러시아였습니다.

예상보다 완강한 저항에 부딪히며 진격이 둔화했고, 보급에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쟁 초반 한 달간 공세를 버틴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군사 지원을 등에 업고 2022년 9월 들어서는 동북부 하르키우를 대부분 수복하며 한동안 기세를 올렸다. 같은 해 11월에는 남부 주요 도시인 헤르손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2023년 야심 차게 준비했던 '대반격'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특히 2023년 5월에는 러시아 민간 용병단 바그너그룹에 동부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를 빼앗기며 반전의 기회를 잃었습니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 스톰 섀도 미사일 등 미국과 첨단 무기들이 우크라이나에 공급될 때마다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았으나 전쟁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 지역으로 기습 진격해 전세 변화를 노렸습니다.

쿠르스크 점령지를 향후 종전 협상에서 영토 교환 협상의 카드로 활용한다는 복안도 담겼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북한군의 지원을 받아 쿠르스크 수복 작전에 나서면서 이마저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전쟁 목표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부 붕괴에서 우크라이나 산업의 중심지인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도네츠크) 점령으로 바꾸고 이 지역에 병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루한스크를 완전히 점령하고 도네츠크도 대부분 장악했습니다.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러시아는 이 지역의 78%를 장악해 1년 전(62%)보다 점령지를 크게 확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 서부의 주요 도시를 방어 거점으로 삼아 추가 점령을 저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데 이어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상당 부분을 장악해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손에 넣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쿠르스크 공격을 단행, 일정 지역을 점유했으나 북한군의 지원에 힘입은 러시아의 반격으로 대부분을 도로 내줬습니다.

3년 6개월간의 공방전은 전형적인 소모전 양상을 띠며, 양측의 피해만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정확한 피해 규모를 공개하지 않지만 서방 정보당국과 주요 외신들은 양측 군인 사상자가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추정합니다.

영국 BBC 방송은 러시아군 사망자 수가 18만 5천143명에서 26만 7천500명 사이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군 사망자가 4만 6천 명이라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자원봉사자 주도의 오픈소스 사이트인 'ualosses.org'는 이 수치가 7만 7천 명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전쟁 3년 차부터는 드론전 양상이 뚜렷해졌습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포탄과 병력이 고갈되자 더 싸고, 더 많이 생산해서 인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무기가 절실해졌기 때문입니다.

드론은 이러한 수요에 가장 잘 부응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유럽에서 벌어진 가장 큰 규모의 전면전인 이번 전쟁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됐습니다.

양측은 최전선에서부터 상대국 수도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드론 공격을 주고받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안보 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을 막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지만 중립 노선을 고수해 오던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결정하면서 나토의 확장을 촉진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전쟁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느낀 유럽 국가들은 국방비를 대폭 늘리고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가속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만 1천 명 규모의 병력을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했습니다.

파병 초기만 해도 시대에 뒤떨어진 전술을 선보이던 북한군은 현대전에 빠르게 적응하며 러시아군의 중요한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북한은 포탄 수백만 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러시아에 공급하며 사실상 '후방 군수기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이 한반도 안보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얻게 될 군사 기술이나 실전 경험이 향후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도발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제 제재를 회피하며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북한의 행보는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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