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 열려…이제 생존자 6명뿐

올해 8회를 맞은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기념식이 오늘(14일) 피해 생존자, 국회, 정부, 시민단체 관계자, 청소년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오늘 기념식의 주제는 '용기와 연대로 되찾은 빛, 평화를 밝히다'로 피해자의 용기 있는 증언이 사회적 연대로 확산하고, 기억과 책임의 메시지가 미래세대에 이어지길 바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오늘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33년 전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증언했고, 그 용기 있는 외침은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할머님의 삶을 돌아보면 진정한 광복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을 느낀다"며 "돌아갈 길이 없었던 삶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의 역사로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신 차관은 "모든 정책 추진에 있어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견지하며 위안부 문제를 끝까지 책임져야 할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현재 남은 피해 생존자는 6명뿐입니다.

생존자들도 고령과 건강 악화로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상태입니다.

기념식에는 생존자 중 유일하게 이용수(97) 할머니가 참석했습니다.

휠체어에 의지한 채 행사장을 찾은 이용수 할머니는 행사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행사에는 이학영 국회부의장,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김재연 진보당 대표, 정정옥 대통령실 성평등가족비서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할머님들의 증언은) 인간의 존엄과 보편 인권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가장 근원적이고 가장 준엄한 호소"라며 "생존해 계신 여섯 분의 할머님들께 한없는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습니다.

기념식에는 위안부 피해자 작품 공모전 수상자인 청년 여럿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방송대 노수아 학생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라는 제목의 16컷 만화를 출품해 최고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습니다.

작품에는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그 말 한마디, 그거면 되니까'라는 간결하고도 강렬한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역시 국무총리상을 받은 배재대 김현준 학생은 '그분들의 기억, 잊히지 않는 증언'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피해자의 기억을 '인형'이라는 은유로 표현해 피해 경험을 사회 전체의 기억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수상자들의 작품은 안중근의사기념관 전시실에 전시됐습니다.

행사 마지막 순서로는 피해자를 향한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담은 기림공연 '고잉 홈'(going home)이 펼쳐졌습니다.

공연 중간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에서 제공한 피해자 증언 영상이 상영됐습니다.

공연은 '기억하고 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