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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푸틴 만나는 트럼프에 "다음엔 젤렌스키와 3자회담해야"

유럽, 푸틴 만나는 트럼프에 "다음엔 젤렌스키와 3자회담해야"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유럽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후속 평화협상에는 우크라이나를 끼워달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요구했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13일 미국, 우크라이나, 유럽 각국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 측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후속 협상에 우크라이나가 참여해야 하고, 협상은 휴전을 시작으로 기본 합의에 따라 적절한 순서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영토 문제를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른바 '접촉선'(현재 전선)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러시아의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할지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협상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안전보장이 포함돼야 하고 대서양 동맹 전략의 일부여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장기적으로 서방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유럽의 입장을 이해했다며 "금요일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앵커리지에서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독일 총리실에서 화상회의에 참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휴전이 회담의 핵심 주제이길 바란다"며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제재를 유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영토 양보 문제와 관련해 "헌법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내 입장도 바꿀 수 없다"며 기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러시아가 거부권을 부여받아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이 끝난 뒤) 연락해 결과를 논의하고, 결과가 있다면 다음 단계를 얘기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 문제는 우크라이나를 빼고는 누구도 협상할 수 없다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자들과 따로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을 계기로 휴전을 달성하려는 의지가 매우 명확했다"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오직 우크라이나 대통령만이 협상할 수 있다"며 아울러 "모든 영토 양보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안전 보장과 반드시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의 3자 정상회담을 유럽 중립국에서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과 미국·러시아 정상의 3자 회담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를 마친 뒤 푸틴 대통령과 첫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바로 젤렌스키를 포함한 3자 회담을 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이 이날 유럽과 중동을 포함한 3자 회담 장소를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미러 정상의 휴전 논의에서 '패싱'을 우려한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협상의 전제 조건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핀란드·폴란드·우크라이나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상임위원장, 나토 사무총장은 1시간 먼저 만나 의견을 조율한 뒤 트럼프 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의했습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제 공은 푸틴(러시아 대통령) 쪽에 넘어갔다"고 적었다.

영국과 프랑스 주도의 '의지의 연합'에 참여하는 나라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이후 따로 모여 전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적대 행위가 중단되면 안심군(reassurance force) 파병 계획을 비롯해 적극적 역할을 할 준비가 됐다"며 "우크라이나 군대, 제3국과 협력에 어떤 제한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 각국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방안을 잇달아 공개했습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우선 요구 목록'(PURL)에 따라 5억 달러(6,900억 원)를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PURL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다른 나토 회원국이 미국산 무기를 사서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조달 체계입니다.

체코는 서방 국가들이 올해만 100만 발의 탄약을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보냈다고 이날 공개했습니다.

체코는 우크라이나가 탄약 부족을 호소하자 지난해 초부터 서방 자금을 모아 제3국에서 탄약을 공동구매하는 일명 '체코 이니셔티브'를 주도해 왔습니다.

지난해 지원한 탄약은 150만 발이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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