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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증거 없다"…3억 상당 대마 밀수 도운 외국인 무죄 판결

"공모 증거 없다"…3억 상당 대마 밀수 도운 외국인 무죄 판결
▲ 대마초

시가 2억 8천만 원 상당의 대마가 담긴 소포물을 수령해 마약 밀반입 도운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의정부지법 형사 13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습니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아프리카 지역 모 국가에서 한국으로 대마 약 5.7kg을 밀봉해 알루미늄 캔 안에 넣은 국제소포우편물이 발송됐습니다.

수사 기관에서는 이 대마초가 시가 2억 8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A 씨는 다른 외국인 친구 B 씨에게 부탁받고 경기 동두천시에서 이 우편물을 수령했다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수사기관은 A 씨가 B 씨 등과 공모해 대마 밀반입에 가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A 씨는 집배원과 연락할 때 자신 명의 휴대전화가 아닌 B 씨가 준 유심칩을 활용해 연락했는데, 수사기관은 이를 A 씨가 범죄를 저지르며 신원을 감추려 한 행동으로 봤습니다.

수령 장소도 자기 집 근처가 아닌 또 다른 외국인 지인의 집이었으며, 초기 경찰 수사 단계에서 "우편물을 받아주는 대가로 수백만 원을 받기로 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법정에서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이에 대해 "친구가 국제우편물을 받아달라고 부탁해 수령했고, 내용물은 단순 음식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우편물 내용물이 대마인 줄 몰랐다"는 진술을 뒤집을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사기관은 A 씨가 우편물이 발송되기 전후 대마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고, 공범들과 공모했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A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했지만, 의심을 살만한 내용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또, 우편물에 기재된 주소지·이름과 A 씨 사이의 연관성이 파악되지 않았으며 범행에 사용된 유심 카드도 A 씨와 연관됐다는 증거가 없었습니다.

재판부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해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제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우편물 안에 대마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는 부족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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