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룰라 브라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나란히 50%라는 고율의 '관세 폭탄'을 맞게 된 브라질과 인도가 연대 의지를 다지며 다자주의에 입각한 교역 확대를 결의했습니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 "오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1시간가량 전화 통화를 했다"며 "두 정상은 글로벌 경제 상황과 일방적인 관세 부과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 정부 역시 "양국 정상이 관세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두 국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50%의 관세율을 부과받았습니다.
브라질은 트럼프와 친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 모의 혐의 재판 진행 등을 이유로 50% 관세를, 인도는 기존 25%에 러시아산 석유 구매에 따른 추가 25% 관세를 각각 미국 수출품에 적용받게 됐습니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브라질과 인도가 다자주의 수호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한편 현재의 도전 과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며 "이를 계기로 더 깊은 통합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맥락에서 룰라 대통령은 내년 인도를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브라질 대통령실은 덧붙였습니다.
또 지난달 모디 총리의 브라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설정한 교역 확대 목표(2030년까지 200억 달러 규모)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재확인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날 통화는, 룰라 대통령이 미국 관세에 대한 공동 대응 가능성 모색을 위해 브릭스(BRICS) 정상들과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진행됐습니다.
브라질 정상은 전날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도에 먼저 연락을 취할 것"이라면서, 비서방 경제 연합체로 평가받는 브릭스 차원의 '대(對)트럼프 전선' 구축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브릭스는 이미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특히 달러 패권에 맞설 대안을 꾸준히 물색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를 버리면, 그들 제품에 100%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