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시즌을 끝으로 마운드를 떠나는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구원투수 삼성 오승환 선수가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다시 태어나면 마무리는 절대 안 할 거라며 웃었고, 올해 초 작고하신 어머니를 언급할 때는 눈물을 보였습니다.
배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후배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아 든 오승환은 아직 은퇴가 실감 나지 않는 표정이었습니다.
[오승환 선수 : 이대호 선수는 마지막까지도 저한테 농담을 하더라고요 지금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나중에 은퇴사를 할 때는 아마 울게 될 거라고.]
한국과 일본, 미국 무대를 거치며 21년 동안 통산 549세이브를 올렸고, 데뷔 당시 한국에 없던 '돌직구'라는 단어를 이제 전 국민이 쓰게 만든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투수였지만, 사실 '벼랑 끝 상황'에서 등판하는 스트레스가 컸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오승환 선수: (다시 태어나서 야구를 해도) 마무리 투수는 절대 하지 않을 거고요. 다시 야구를 한다고 하면 저는 타자를 꼭 해보고 싶습니다.]
특유의 '포커페이스'로 '돌부처'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릴 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오승환 선수 : 어머니 돌아가시면서 약간 지금 갑자기 그 얘기를 하다 보니까 제가 말문이 막히기는 하는데,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오승환은 앞으로 1군 선수들과 동행하며 홈팬들 앞에서 던질 마지막 경기를 준비합니다.
삼성 구단은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고, 오승환은 오늘(7일) 인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은퇴 투어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이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