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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핵폭발 같았던 폭발 사고…처벌은 여전히 '0명'

지난 2020년 8월 4일 5년 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항구에서 거대한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창고에 적재돼 있던 2천7백50톤의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면서 항구는 그야말로 초토화됐습니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2백 명 넘게 숨졌고 부상자도 6천 명이 넘었습니다.

[조르즈 베즈지안/폭발 사고 유가족 : 나는 하나님께, 가족 중 누군가를 데려가야 한다면 나를 데려 가고 딸을 살려 달라고 빌었습니다. 60년 살았으면 충분하다고… 하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1/20 수준의 강력한 폭발로 인해 30만 명이 집을 잃기도 했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 6일 만에 하산 디아브 총리 내각이 총사퇴하는 등 전국민적인 분노가 레바논에서 들끓었습니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시민들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레바논 항만청은 창고 공간만 제공했다고 발뺌했고, 관세청은 폐기 요청을 여러 번 했지만 법원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변명했습니다.

수사 대상이었던 하산 칼릴 당시 재무부 장관을 비롯해 주요 공직자와 정치인들은 아예 소환에 불응하면서 수사를 무력화시켰습니다.

5년이 지나도록 이 사고로 인해 처벌받은 사람은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올해도 수백 명의 레바논 시민들이 사고 현장에 모여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습니다.

[캐롤린 히티/집회 참가자 : 우리는 이번이 정의와 책임을 요구하기 위한 마지막 시위가 되기를 바라며, 내년 이맘 때에는 단지 그분들의 기억을 기리고, 그들의 영혼이 평안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에 모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새로 들어선 내각은 폭발 사고 조사를 완수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현재 수사를 맡고 있는 비타르 판사는 연말까지 수사를 끝낸다는 계획이지만 책임자를 법정에 세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취재: 권영인, 영상편집: 최진화,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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