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기다린 인천 서구 주민 1만 명 타임캡슐…"유독물질 함유" 소각 처리

20년 전 인천 서구 주민 1만명의 소망을 담아 땅에 묻은 타임캡슐이 개봉되지 못한 채 소각됐습니다.

인천 서구는 지난 2005년 가좌이음숲 공원에 묻은 타임캡슐을 소각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타임캡슐에는 20년 전 숲 1단계 완공을 기념해 주민 1만여 명의 소망과 다짐 등이 담긴 편지들이 보관돼 있었습니다.

서구는 2015년 구민의 날 행사에서 타임캡슐을 일부 개봉한 뒤 올해 전체 공개하려 했지만 캐슐 안에 빗물이 들이차면서 편지가 손상된 것을 확인하고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이어 타임캡슐을 묻을 당시 습기 방지와 방충 효과를 위해 함께 넣은 나프탈렌이 '유독물질'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알고 캡슐을 1천200℃ 고온에서 불태웠습니다.

서구는 최근 홈페이지에 게시한 안내문에서 "기후변화 등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구민들의 진심을 담은 타임캡슐 속 물품을 온전히 전달해 드리지 못한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인천시 서구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