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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들고 있다잖아요, 빨리" 72분 후 진입한 이유 담겼다

"방탄 헬멧·방패 없다"…총격 현장 진입 못한 경찰관의 무전

"총 들고 있다잖아요, 빨리" 72분 후 진입한 이유 담겼다
▲ 지난 21일 '인천 사제총기 사건' 피의자 자택 수색하는 경찰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사제총기 살인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방탄복은 착용했으나 방탄 헬멧과 방탄 방패가 없어 내부 진입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제(4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확보한 경찰 무전 녹취록을 보면 관할서인 연수경찰서 상황실은 신고 접수 4분 만인 지난달 20일 오후 9시 35분 직원들에게 테이저건, 방탄복, 방탄 헬멧 착용 지시를 했습니다.

이어 7분 뒤인 오후 9시 42분에는 "지금 도착한 순찰차는 방탄복을 착용했으면 바로 진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확보했으나 "화약 냄새가 많이 나고 쇠구슬도 있다. 내부에 아버지가 장전한 상태로 있는 상황이라 특공대가 와야 한다"며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지구대 팀장은 "경찰관들이 들어가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방탄모와 방탄 방패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무조건 진입하면 안 될 거 같다"고 보고했습니다.

연수서 상황실이 방탄복·방탄모 착용 여부를 묻자 지구대 팀장은 "방탄복을 입었는데 방탄 헬멧이 없다, 아울러 방패는 있는데 방탄 방패가 아니다"고 답했습니다.

지구대 팀장은 신고 접수 23분 만인 오후 9시 54분에는 현관문 비밀번호를 확보했는지 묻는 상황실에 재차 "비밀번호는 알고 있고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들어갈 경우 사제 총으로 경찰관을 공격할까 봐 그런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어 현장에 경찰 기동순찰대도 도착했으나 방탄복이 아닌 방검복만 착용한 상태였고, 결국 소방차 진입로 확보와 주민 통제 등 업무만 맡았습니다.

'인천 사제총기 사건' 피의자 자택 수색하는 경찰 (사진=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연합뉴스)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 연수서 상황관리관은 피의자, 피해자, 신고자 등 나이를 알아보라고 지시하자 지구대 팀장은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시아버지가 사제 총을 들고 거실에서 대기한다고 하잖아요, 빨리 제압할 수 있는 특공대를 빨리 도착 좀 해줘요"라고 재촉하기도 했습니다.

연수서 상황실은 당시 현장 경찰관에게 "아버지(피의자)와 이야기해서 남편만 먼저 구조할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이에 현장 경찰관은 "신고자는 (피의자인) 시아버지가 무서워서 대화를 못 할 것 같대요"라고 답했습니다.

경찰은 결국 폐쇄회로(CC)TV 확인이나 휴대전화 위치추적도 하지 않은 채 피의자 A(62)씨가 집 안에 있다고 판단하고 경찰 특공대를 동원해 신고 접수 72분 만인 오후 10시 43분에야 뒤늦게 내부에 진입했습니다.

지구대 팀장은 특공대 진입 후인 오후 10시 49분 "경찰관들이 도착했을 때는 현관문 잠금장치가 부서져서 열려있는 상황인데 혹시라도 (피의자가) 나올까 봐 잡고 있던 상황"이라며 "최종적으로 확인했는데 피의자가 없다. 아마 경찰관이 도착하기 전에 빠져나갈 여지도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 A 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9시 31분 인천시 모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로 산탄 2발을 발사해 자신의 생일파티를 열어 준 아들 B(33)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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