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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틈 연기, 탄내 쫙 퍼졌다…"심장 덜컹" 공포의 10분

조선대병원 하마터면 대형 참사 빚어질 뻔

수술실 틈 연기, 탄내 쫙 퍼졌다…"심장 덜컹" 공포의 10분
▲ 사진 속 노란색 원은 소방 당국이 추정한 발화지점으로, 의료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화재 당시에도 의료기기(추정)의 전원 플러그가 꽂혀있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연기 보고 화들짝 놀랐어요. 순간 머리가 하얘지더라고요."

오늘(14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신관 수술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병원 전체에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불은 이미 꺼졌지만 복도 중간중간에 희미한 탄내가 여전히 남아있었고 불안에 휩싸인 환자와 보호자들로 병원 곳곳은 한동안 어수선했습니다.

수술복을 입은 간호사들이 불이 났던 수술실에 바쁘게 오가고 있었고, 의료진은 병상 위 환자를 침대째로 옮기느라 분주했습니다.

병실 한편에서 한 여성은 전화기를 붙잡고 "괜찮대, 금방 꺼졌어"라며 누군가에게 안도 섞인 소식을 전하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복도를 오가던 보호자들은 불과 1시간 전만 해도 아수라장이었던 수술실 쪽을 바라보며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화재 당시 경보음이 울리자마자 간호사들이 황급히 물 호스를 들고 수술실로 뛰어 들어갔고, 얼마 안 가 수술실 입구 문틈에서 매캐한 연기가 조금씩 새어 나왔습니다.

동시에 탄 냄새가 병원 복도에 쫙 퍼지면서 불이 났다는 사실을 실감한 보호자들은 간호사들을 붙잡고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묻기도 했습니다.

불이 완전히 꺼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0분이었지만 수술실 인근에 있던 환자와 보호자들에게는 불안과 공포의 시간이었습니다.

어머니를 간병 중이던 이 모(46) 씨는 "간호사들이 호스를 들고 뛰어가는 걸 보고 순간 얼른 병원 밖으로 나가야 하나 싶었다"며 "다행히 곧 불이 꺼졌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나서야 겨우 안심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보호자 문 모(55) 씨도 "간호사들이 수술실로 오가면서 문틈으로 연기가 조금 보이길래 심장이 덜컹했다"며 "병원에서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습니다.

불은 오늘 오전 8시 12분 조선대병원 신관 수술실에서 났습니다.

당시 일부 직원이 비상벨을 누르고 소화기로 신속하게 진화작업을 벌이면서 불은 10분 만에 꺼졌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의료진 35명이 연기를 흡입했고 이 중 일부가 치료받고 있으며 약 40명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생명에 지장이 있는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소방 당국은 수술실 내 의료기기의 전기공급장치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입니다.

(사진=광주 동부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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