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로 쭉 펼치면 10.9m에 달하는 고려시대의 대방광불화엄경 사경입니다.
짙은 청색의 종이에 금가루를 아교풀에 개어 만든 안료로 필사했습니다.
사경은 불교 경전을 옮겨 적는 것을 말하는데, 간절한 바람을 담아 공덕을 쌓는 방편으로 여겨졌습니다.
불교에서 진리의 광명을 상징하는 부처, 비로자나불이 설법하는 장면을 담은 변상도도 뛰어난 묘사로 주목할만합니다.
전체 80권 본 중 22권에 해당하는데, 발원문에는 1334년 환관 '정독만 달아'라는 인물이 부모와 황제 등의 은혜에 감사하며 사경 작업을 완성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일본의 소장자로부터 매입해 지난 4월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배영일/마곡사 성보박물관장 : 문화유산적 가치를 보면 사경 구성 요소인 표지와 발원문, 변상도, 경문 등을 모두 모두 갖추었고, 변상도는 그 정치하고 능숙한 선묘에서 당시 전문 사경승의 그런 높은 수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역시 일본에서 환수된 시왕도는 조선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로 66㎝, 세로 147㎝ 크기의 비단 위에 저승에서 망자가 생전에 지은 죄를 심판하는 10명의 심판관, 시왕을 각각 그렸습니다.
각 폭마다 시왕 1명과 지옥 장면이 그려져 있는데 시왕은 중후한 체구에 근엄한 표정으로 크게 부각했지만, '옥졸'에게 체벌당하는 망자의 모습은 작게 묘사돼 있어 회화적 요소를 갖췄습니다.
10명의 '심판관' 모습이 모두 담긴 완질로 이렇게 완벽한 형태의 시왕도는 일본의 한 사찰이 소장한 것과 이 작품 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간에서 발원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데, 재일교포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은 소장인이 일본의 경매업체에 내놨고,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매입했습니다.
[박은경/동아대학교 명예교수 : 조선 전기 시왕도 열 폭 완질을 갖춘 국내 첫 사례가 될 것이다. 한국 불교 회화사는 물론이고 동아시아 불교 회화사, 그리고 시왕도 연구에 한 포인트를 찍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국가유산청은 고국으로 돌아온 두 문화유산을 국립고궁박물관에 임시 보관한 뒤, 학술연구와 전시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취재 : 이주상,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김준희,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