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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기를 기다렸는데"…인천 맨홀 사망자 유족 망연자실

"살아오기를 기다렸는데"…인천 맨홀 사망자 유족 망연자실
▲  인천 계양구 맨홀서 실종됐던 50대 작업자 발견

"처남이 살아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는데 믿기지 않습니다. 우리 처남댁과 조카 불쌍해서 어떡합니까."

어제(7일) 오후 인천 계양구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맨홀 사고로 실종됐다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오·폐수 관로 조사·관리 업체 직원 A(52)씨의 매형 B 씨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습니다.

B 씨는 "처남이 아내와 초등학교 6학년 딸과 살면서 가정에 충실하고 성격도 무척 밝았다"며 "조카는 아직 아빠가 사망한 줄 모르는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A 씨 아내는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에서 신원을 확인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유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발걸음을 뗐습니다.

그는 전날 실종 소식을 듣고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대구에서 인천으로 달려와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끝내 남편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대구에 사는 A씨는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차집관로(오수관) GIS(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베이스 구축용역'의 재하도급 업무를 위해 지난주 인천으로 출장 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B 씨는 "사업이 어려워져서 처남이 몸을 쓰는 일을 하게 됐는데 이런 사고를 당했다"며 "이번 사고는 업체들이 이익을 위해 (불법) 재하청을 주면서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라고 토로했습니다.

A 씨는 지난 6일 오전 9시 22분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한 맨홀 안에서 작업을 하다가 실종됐는데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소방 당국은 유속이 빠르고 부유물이 많아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다가 실종 신고 25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10시 49분 실종된 곳에서 약 1㎞ 떨어진 굴포천하수처리장에서 A 씨를 심정지 상태로 발견했습니다.

발견 당시 A 씨는 산소마스크를 얼굴에 쓰지 않은 채 작업복과 가슴 높이까지 오는 장화를 착용한 상태였습니다.

사고 당시 A 씨를 구조하기 위해 맨홀에 뒤따라 들어갔던 오·폐수 관로 조사·관리 업체 대표 C(48) 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A 씨 등이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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