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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두 번째 짧아"…13일 만 장마 끝에 "장마 실종"

<앵커>

이런 열기를 좀 식혀줄 수 있는 게 장맛비죠. 그런데 제주와 남부지방은 비가 그렇게 많이 오질 않았는데 벌써 장마가 끝났다고, 기상청이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장마 기간은 보름 안팎에 그쳐, 역대 2번째로 짧았습니다.

정구희 기자 리포트 먼저 보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강원도 강릉의 상수원인 오봉 저수지, 저수율이 지난주보다 5% p 이상 낮은 36.4%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지역은 장마 기간 비가 고작 13mm에 그치면서 여름 가뭄을 겪고 있어, 농업용수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김인열/한국 농어촌공사 오봉 지소장 : 이틀 공급 이틀 단수를 하고 있었는데 저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서 7월 1일부터는 이틀 공급 3일 단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올해 장마가 종료됐다고 밝혔습니다.

[공상민/기상청 예보 분석관 : 제주도는 6월 26일경, 남부지방은 7월 1일경 정체전선 영향을 벗어나면서 장마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주도의 장마 기간은 15일, 남부지방은 단 13일인데, 역대 2번째로 짧았습니다.

가장 짧은 장마는 지난 1973년으로 제주도 7일, 남부지방은 6일이었습니다.

장맛비가 가장 많이 온 전북 진안에 내린 비가 231mm인데, 남부지방 장마철 평균 강수량의 67%에 불과합니다.

여수는 29mm, 울진은 20mm로 '장마'라는 말이 무색한 수준입니다.

장마전선이 일찍 북한으로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은 다만, 북한에 있는 장마전선 가장자리에서 가끔 비가 내릴 걸로 보인다며, 중부지방 장마 종료 선언은 하지 않았습니다.

내일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 5~20mm, 서울과 경기 남부에 5mm 비가 내리고, 일요일에는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월요일에는 수도권과 강원도에 적은 양의 비 소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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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희 기자 나와있습니다.

Q. '장마 실종' 한국 새로운 여름?

[정구희 기자 : 그렇습니다. 7월 말까지는 장마, 7월 말부터는 폭염이라는 여름 공식이 이제는 완전히 의미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10년 전인 2015년 여름을 보면 이때도 마른장마가 좀 문제였는데 장마 기간은 길었지만 강수량이 적어서 가뭄이 발생했었죠. 그런데 이제 5년이 지나고 2020년에는 54일 역대 최장 장마가 찾아오면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비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5년이 지난 게 올해인데 올해 같은 경우에는 사실상 장마 실종 상태입니다. 그래서 장마 기간도 짧고 강수량도 굉장히 적은데요. 이렇게 매년 여름이 너무 달라서 한반도 6월, 7월 날씨가 어떤지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여름을 사실 방제기관들도 계속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산불인데 지금 자료에서 보시는 것처럼 7, 8월 여름 산불 발생 건수를 최근 10년 동안 살펴보면 2018년이죠. 이때 역대 최악의 폭염이 발생한 해입니다. 이때 발생한 7, 8월 산불이 60건을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폭염이 장기화되면 이제는 여름 산불마저 걱정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산림청이 원래 봄철과 가을철에 산불 전문 예방 진화대를 운영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전국의 지자체를 포함해서 한 9600분 정도 계시는데 이 진화대를 내년부터는 봄, 가을철뿐만 아니라 여름까지 1년 365일 이 진화대를 운영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Q. 폭염 남은 변수 없나? 태풍은?

[정구희 기자 : 지금 폭염의 주원인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사실 쉽사리 움직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굳이 변수를 꼽아보라면 태풍이 남아 있는데 지금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한반도, 일본 남쪽에 3호 태풍 문이 오늘 새벽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경로 보시면 일본 동쪽 해상을 따라 북상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별다른 영향은 없는데요. 그런데 태풍이 발생하면 이게 북태평양 고기압을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오히려 폭염이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일본 쪽에 태풍이 있고 필리핀 쪽에도 태풍 발생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4호 태풍 다나스가 발생할 수 있을지 이걸 주목하고 있는데 태풍이 발생하더라도 역시나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태풍 초기에는 폭염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10일 정도 뒤에 북쪽의 찬 공기가 한 번 내려오면서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내려올 수도 있다 이런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아직은 가능성일 뿐이고요. 그래서 당분간 예보된 비로는 폭염을 해소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습도만 더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유지하고 있는 이 폭염 대응 태세를 굉장히 장기간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디자인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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