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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90번째 생일 앞두고 지도자 회의…후계 구상에 촉각

달라이 라마 90번째 생일 앞두고 지도자 회의…후계 구상에 촉각
▲ 달라이 라마가 지난달 30일 인도 다람살라의 한 사원에서 열린 90번째 생일 기념행사에 참석한 모습. 그는 오는 6일 90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90번째 생일을 앞두고 고위급 지도자 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여기에서 후계 문제에 대한 어떤 구상을 밝힐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오는 6일 90번째 생일을 맞는 달라이 라마는 2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열리는 고위급 티베트 불교 종교회의에 참석합니다.

티베트 망명정부 대변인 텐진 렉셰이는 이번 회의에서 달라이 라마가 종교 지도자들에게 티베트어로 녹음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지만 이 메시지에는 윤회에 대한 언급은 없을 것이고, 이후에 나올 성명에 후계 구상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오랜 참모 중 한 명인 탐톡 린포체 남걀 사원 주지는 EFE 통신과 인터뷰에서 후계 구상에 대해 "결정은 달라이 라마 자신에게 달려 있다"며 "2∼3일 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티베트의 실질 통치자로 꼽히는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최고 수장을 가리키며, 현 14대 달라이 라마는 지난 1940년 즉위했습니다.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그의 영혼이 어린아이의 몸으로 환생하는데, 현재 달라이 라마 역시 두 살 때 전임 달라이 라마의 환생자로 지명됐습니다.

중국 병합에 맞서다 1959년 티베트에서 탈출한 달라이 라마는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역에 티베트 망명 정부를 세운 뒤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고 있습니다.

앞서 달라이 라마는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에서 자신의 후계자가 중국이 아닌 자유세계에서 환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자로 보는 중국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달라이 라마가 사망할 경우 후계자 지명이 중국 당국의 소관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달라이 라마가 곧 후계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정부가 티베트 불교 2인자로 인정한 판첸 라마 기알첸 노르부와 만나 "티베트 불교의 활불(活佛)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민족 단결·종교 평화·티베트의 안정적 발전과 진보에 더 크게 기여하도록 노력하라"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1995년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에 이어 서열 2위인 판첸 라마 선정에도 개입해 11대 판첸 라마를 일방적으로 지명한 바 있습니다.

1989년 10대 판첸 라마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환생자로 달라이 라마가 선언한 소년 게둔 최키 니마는 지명 직후 실종됐으며, 중국 당국에 의해 사실상 연금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FE 통신은 "이번에 명확한 후계 계획이 공개된다면 티베트가 중국의 영적 통제권 주장에 맞서고 자치운동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며칠은 현대 티베트 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날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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