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올해 제작한 동아시아 지도입니다.
남북을 180도 뒤집어놨는데 일반적 지도와 달리, 타이완과 필리핀이 지도의 오른쪽 위에 자리하면서 눈에 더 잘 들어옵니다.
주한미군은 이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를 외부의 안보 전문가들에게 보여주면서 미군의 '전략전 유연성'을 강조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르면 타이완 등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이 개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미군이 전략적 유연성에 힘을 주기 위해 동아시아 지도를 뒤집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23년 4월, 조엘 보웰 당시 주일 미 육군 사령관은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를 내걸고 화상 기자간담회에 나섰습니다.
보웰 사령관은 뒤집힌 지도를 가리키며 동아시아의 안보 상황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부 유럽에 빗대 설명했습니다.
[조엘 보웰/주일 미 육군 사령관 : 일본은 폴란드, 필리핀은 루마니아, 중국은 러시아, 타이완은 우크라이나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문제는 이곳 인도 태평양 상황과 비슷합니다.]
동아시아 군사적 충돌의 결과는 재앙이라면서 주일미군의 최대 위협이 북한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조엘 보웰/주일 미 육군 사령관 : 일본 방위는 주로 북한의 도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5년 전 이야기입니다. 일본의 주권을 침범하는 더 큰 위협은 바로 중국입니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를 자꾸 공개하는 건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정책에 한국 등 동맹국들의 군사적 기여를 끌어내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정성훈,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