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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는 좋지만…'뉴욕 인민공화국' 비판에 미국 민주당도 전전긍긍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조란 맘다니

자본주의에 비판적인 '젊은 피 정치인'의 뉴욕시장 예비선거(프라이머리) 승리에 소속 정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뉴욕시가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오는 11월 본선거에서 조란 맘다니(33) 후보의 당선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미국 전체의 선거 결과에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맘다니 후보가 뉴욕시장이 되는 것은 결국 민주당에 독(毒)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자행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맘다니의 승리는 '민주당이 급진 좌파에 점령당했다'는 공화당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세력의 주장을 입증하는 사례로 이용되리라는 것입니다.

뉴욕 정치 전문가인 후안 카를로스 폴랑코 마운트 세인트 빈센트대 교수는 "맘다니는 민주당에 족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며 "공화당은 그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100% 공산주의 미치광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맘다니 공격에 나섰습니다.

맘다니의 승리가 민주당에 대한 환멸로 연결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생활고를 겪고 있는 뉴욕의 유권자들에게 맘다니는 임대료 동결과 공짜 대중교통, 부자 증세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지만 실제로 상황을 개선하진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뉴욕 인민공화국'이라는 사설을 통해 현재 뉴욕시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은 모두 뉴욕의 민주당 정치인들이 '포퓰리즘 정책'의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젊은 층 유권자가 맘다니에게 표를 던진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임대료 폭등의 경우 2019년 당시 뉴욕 주지사였던 앤드루 쿠오모의 임대료 인상 제한 정책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뉴욕시 전체 임대 주택의 40% 이상이 임대료 규제 대상이 되면서 집주인들은 수만 채의 주택을 시장에서 철수시켰고, 공급이 감소하면서 임대료가 폭등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쿠오모 전 주지사는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뉴욕 북부의 셰일가스 추출을 금지했고, 인근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저렴한 천연가스를 수송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건설을 거부했습니다.

그는 동시에 뉴욕 허드슨강변의 인디언 포인트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기요금이 평균 37%나 올랐습니다.

뉴욕의 외식 물가 등이 급등한 배경도 지난 2016년 쿠오모 전 주지사가 최저임금을 시간당 9달러(약 1만 2천220원)에서 15달러(약 2만 340원)로 올렸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맘다니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30달러(약 4만 원)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건 상태입니다.

쿠오모 전 주지사는 이번 예비선거에서 후보로 나섰지만, 자신이 현역일 때 도입해 역효과만 낸 정책들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맘다니는 임대료 동결 같은 포퓰리즘 공약을 내걸어 손쉽게 표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조란은 꿈을 팔고 있지만, 꿈을 실현하지 못하면 정치에 대한 환멸만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맘다니가 생활고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실현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무명 정치인에서 뉴욕시장 후보까지 부상했다는 사실 자체가 민주당 내에서 기득권 세력에 도전하는 젊은 피의 등장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라는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소속 지역 책임자인 브랜든 맨실라는 "유권자들은 변화를 원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며 "조란처럼 원칙이 있고 비전을 가진 인물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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