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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좌파' 맘다니 돌풍에 놀란 미 재계…애덤스 현 시장에 러브콜

'급진좌파' 맘다니 돌풍에 놀란 미 재계…애덤스 현 시장에 러브콜
▲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조란 맘다니(왼쪽)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 뉴욕 시장의 후보를 선출하는 민주당 경선에서 진보 색채가 뚜렷한 30대 신예 조란 맘다니가 승리한 데 놀란 월가 거물들이 에릭 애덤스 현 시장과 긴급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패 의혹과 '친(親) 트럼프' 행보 등으로 논란을 빚어 온 애덤스 시장이 뉴욕 재계의 전폭 지원에 힘입어 국면전환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26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헤지펀드 매니저 대니얼 S. 레브를 비롯한 뉴욕 재계 지도자와 정치 브로커들은 전날 맨해튼 회의실에서 애덤스 현 시장과 비공개로 대면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이른바 맘다니 돌풍을 멈출 방법과 애덤스의 재선 캠페인을 더 성공적으로 진행할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고 합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의 셰인 코플란 최고경영자(CEO), 항공 모빌리티 회사 블레이드의 롭 비젠탈 CEO, 부동산 에이전트 마이클 로버, 부동산 개발업자 마이어 오르바흐 등이 참석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올해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낙선한 휘트니 틸슨도 이날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틸슨은 작년 애덤스가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만 해도 뉴욕 주지사가 애덤스 시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지만, 맘다니를 막기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적 절차를 통해 사회주의적 이상의 실현을 추구하는 '민주사회주의자'로 평가되는 맘다니는 이번 경선에서 무료 공영버스, 무상보육 등 파격적 진보 정책을 내걸었습니다.

이를 위한 재원은 법인세 인상과 연소득 100만 달러(약 13억 6천만 원) 이상 부유층 증세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공약이 현대 금융자본주의의 심장부인 월가의 역린을 건드린 것으로 보입니다.

급진적 좌파 정책을 내세우는 당내 인사들에 대한 민주당 중도 진영의 반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애덤스 시장과 재계 지도자 간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레브는 2021년 뉴욕시장 선거에서 애덤스를, 올해 민주당 경선에선 앤드루 쿠오모 전 시장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등 주로 중도성향 후보를 지지해 왔습니다.

그는 지난 2일 맘다니의 경선 승리가 확정되자 소셜미디어에 "공식적으로 뜨거운 공산주의자의 여름이 시작됐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애덤스 시장이 11월 뉴욕시장 선거 이전에 의미 있는 수준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는 외국인 사업가와 튀르키예 정부 당국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작년 9월 기소되면서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상태입니다.

민주당 출신임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불법 이민자 추방에 협조하는 등 노골적 친트럼프 행보를 보인 것도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한 뉴욕에선 거센 반발을 낳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받은 법원이 공소기각 결정을 내린 덕분에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애덤스는 지난 4월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여태 선거대책위원장조차 없고, 지지율도 역대 최저치에 머물러 있다고 NYT는 짚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애덤스 시장은 26일 "이번 선거는 '블루칼라'(현장 노동직) 후보와 '금수저'(silver spoon) 후보 중 누구를 택할지에 대한 것"이라면서 재선 캠페인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는 같은 날 보수성향 폭스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선 맘다니를 '돌팔이 약장수'(snake-oil salesman)라고 비방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맘다니에 패배한 쿠오모 전 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고려 중이며, 시민방범단체 가디언 엔젤을 창립한 공화당원 커티스 슬리바, 변호사 짐 월든 등도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차기 뉴욕시장 선거 구도가 명확해질 때까지는 다소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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